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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지직 e스포츠 독점 스트리밍 확대…네이버, 팀 스폰서십으로 플랫폼 승부수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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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라이브 스트리밍이 IT 플랫폼 기업의 차세대 트래픽 전쟁터로 부상하는 가운데 네이버가 자사 라이브 서비스 치지직을 전면에 내세워 e스포츠 팀 스폰서십을 확대하고 있다. 팀 후원과 독점 스트리밍을 결합한 이번 행보는 동영상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게임·e스포츠 미디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적극적인 팀 제휴가 글로벌 게임 중계 플랫폼과의 경쟁 구도를 본격화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26일 농심레드포스, OK저축은행 브리온과 치지직 e스포츠 부문의 공식 스트리밍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치지직은 농심레드포스가 보유한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FC온라인 3개 종목 프로게임단과 OK저축은행 브리온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단과 관련한 콘텐츠를 단독으로 제작하고 라이브 스트리밍 독점 송출을 진행한다. 양측은 지식재산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 모델도 병행하며 중장기 파트너십 구조를 구축하기로 했다.

기술적 관점에서 이번 협력은 게임 중계 환경에 최적화된 실시간 스트리밍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다. 치지직은 네이버의 콘텐츠 전송망과 대규모 동시 접속을 처리할 수 있는 실시간 영상 전송 기술을 활용해 경기 상황에 대한 저지연 스트리밍을 구현하고 있다. e스포츠 시청자 다수는 채팅과 후원, 재생 클립 공유 등 인터랙티브 기능을 중시하는 만큼, 스트리밍 엔진과 채팅 서버를 분산 처리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는 구조가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팀 단위 스폰서십을 통해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권을 확보함으로써 스트리밍 기술을 시험·고도화할 테스트베드도 동시에 확보하는 셈이다.

 

이번 계약에는 단순 중계를 넘어 각 팀 브랜드와 플랫폼을 결합한 상호 마케팅 요소도 포함됐다. LCK 경기에서는 유니폼 로고 스폰서십을 통해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에 치지직 브랜드 로고가 노출될 예정이다. 글로벌 e스포츠 리그에서 팀 유니폼은 경기 장면과 하이라이트 클립이 반복 소비되는 핵심 노출 지점이어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신규 유입 유저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치지직 입장에서는 팀 팬덤을 플랫폼 이용자로 전환하는 효과를 노리는 구조다.

 

네이버와 두 구단은 온오프라인 이벤트 및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도 추진한다. 선수단 팬미팅, 오프라인 경기 관람 행사, 팬 참여형 챌린지 등은 치지직이 보유한 실시간 채팅, 후원, 구독 시스템과 결합해 수익 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 특히 특정 경기나 이벤트에 맞춘 한정판 콘텐츠, 선수와의 실시간 소통 세션 등은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고 후원·광고 연동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라이브 커머스형 e스포츠 콘텐츠가 플랫폼 수익 다각화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e스포츠 중계 시장에서는 이미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트위치, 유튜브가 주요 리그의 공식 또는 우선 파트너로 자리 잡았고, 일부 리그는 특정 플랫폼과의 독점 계약을 통해 중계권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국내에서도 주요 게임 리그의 시청 트래픽이 특정 플랫폼에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나며, 플랫폼을 보유한 대형 IT 기업들이 자체 서비스로 e스포츠 시청 경험을 끌어오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번 네이버의 행보는 팀 기반 스폰서십을 통해 콘텐츠 확보 경쟁에 뛰어든 사례로, 향후 다른 종목과 리그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e스포츠와 IT 플랫폼 간 협력 구조가 확대되는 만큼 규제와 제도 환경도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국내에서는 e스포츠 자체가 명시적인 규제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스트리밍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고 노출, 후원 결제, 미성년자 이용자 보호 등의 이슈가 방송·통신 관련 법령과 맞물린다. 대규모 트래픽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사용량과 네트워크 비용,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 역량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네이버가 치지직을 통해 e스포츠 분야 영향력을 키우려면, 단순 중계 품질을 넘어 데이터 보안과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이번 파트너십을 치지직의 e스포츠 중심 플랫폼 전략을 가속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주건범 스포츠·엔터서비스 리더는 네이버가 농심레드포스, OK저축은행 브리온과 함께 e스포츠 팬들과 적극 소통하며 콘텐츠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을 넓혀 치지직의 e스포츠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이번 제휴를 시작으로 다른 종목과 팀으로 스폰서십 범위를 넓힐 경우, 국내 e스포츠 미디어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치지직이 확보한 팀 기반 독점 콘텐츠가 실제 시청 데이터와 수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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