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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즐기는 크리스마스”…KT, 지니TV 특집관 강화로 IPTV 경쟁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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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를 둘러싼 콘텐츠 경쟁이 연말을 기점으로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KT가 지니TV 연말 특집관 운영에 나섰다. 통신 3사와 글로벌 OTT 사이에서 가입자 유지와 체류시간 확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가족 단위 이용 패턴이 뚜렷한 연휴 시즌을 겨냥한 콘텐츠 묶음 전략이 서비스 차별화의 시험대가 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번 특집이 IPTV가 기존 방송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이행하는 흐름 속, 이용자 경험 설계와 수익모델 다각화를 동시에 겨냥한 시도로 보고 있다.  

 

KT는 22일 지니TV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을 겨냥한 특집 콘텐츠와 경품 행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23일부터 28일까지는 6일간 매일이 영화 같은, 크리스마스 2025 크리스마스 특집을 진행한다. 나혼자 프린스, 나우 유 씨 미3, 퍼스트 라이즈, 어쩔수가없다 등 극장 상영작과 연말 화제작을 포함해 30편 규모 전용 큐레이션을 제공해, 이용자가 별도 검색 없이 추천 영역에서 바로 신작과 인기작을 소비하도록 설계했다.  

이번 특집에서 KT는 카테고리 단위 큐레이션을 전면에 내세운다. 해리포터 전 시리즈와 유럽 감성 영화 같은 테마형 묶음부터, 바다·러닝·바이크를 소재로 한 예능 콘텐츠, 가족이 함께 듣기 좋은 음악 플레이리스트까지 계절·상황·연령대별 추천 영역을 구성했다. IPTV는 셋톱박스 기반 서비스 특성상 리모컨 조작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큐레이션은 사용자의 탐색 시간을 줄이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수익모델 측면에서는 영화 특집관과 연계한 경품 이벤트를 연말 프로모션 축으로 배치했다. KT는 영화 특집관 내 콘텐츠 구매 고객 505명을 추첨해 에어팟 3세대 프로 5명, 파리바게뜨 케이크 300명, 네이버페이 포인트 1만원권 100명, GS 모바일 상품권 100명을 제공한다. 영화를 구매한 뒤 TV 화면 안내에 따라 리모컨만으로 응모가 가능해, 셋톱박스 환경에서 결제 이후 추가 행동을 유도하는 인터랙티브 마케팅 사례로 볼 수 있다.  

 

영유아·어린이 대상 서비스인 키즈랜드에서는 별도 무료 특집관으로 가입자 락인 효과를 노린다. KT는 23일부터 30일까지 8일간 키즈랜드 크리스마스 무료 특집관을 운영한다. 뽀로로, 핑크퐁, 아기상어, 베베핀 등 키즈랜드 대표 캐릭터 13종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테마를 포함한 약 700편 애니메이션을 무료 제공한다. 구독형 OTT와 달리 IPTV는 가족 단위, 특히 영유아 시청 비중이 높기 때문에, 특정 기간 대량 무료 제공은 부모 고객의 플랫폼 선호도를 높이는 수단이자 장기 가입 유지 전략으로 평가된다.  

 

IPTV와 글로벌 OTT 간 경쟁 구도에서는 이 같은 시즌 특화·키즈 중심 전략이 차별 포인트가 되고 있다. 국외에서는 글로벌 OTT들이 키즈 전용 프로필 강화와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을 앞세우고 있지만, 국내 IPTV는 채널 편성, 주문형비디오, 교육용 앱을 통합 제공하며 거실 TV를 가정 내 디지털 허브로 포지셔닝하는 흐름이다. 특히 연휴처럼 가족 동시 시청이 몰리는 시점에 특집관을 집중 배치하면, 동시접속률과 평균 시청 시간을 끌어올려 광고, 주문형비디오 판매, 제휴 마케팅 등 부가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정책 환경 측면에서는 IPTV가 방송법과 전기통신사업법 등 이중 규제 아래 있는 반면, 글로벌 OTT는 상대적으로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는 구조가 산업 내 불균형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콘텐츠 편성권과 키즈 교육·안전 기능, 결제 인프라 등을 활용해 데이터 기반 광고와 특집관 운영 같은 방식으로 자체 수익모델 고도화를 추진하는 흐름이다. 시즌 특집관은 이용자 데이터 축적과 취향 분석의 기회가 되며, 이후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 정교화에 활용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KT의 이번 지니TV 연말 특집 운영이 IPTV의 역할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단순 채널 제공을 넘어, 시기별·연령별·취향별 큐레이션과 경품 이벤트, 무료관 운영을 결합해 플랫폼 체류시간과 과금 전환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최광철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은 연휴 기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신작 영화와 인기 시리즈, 키즈 애니메이션 등 폭넓은 라인업을 준비했다며 지니TV가 최신 영화부터 키즈 콘텐츠까지 가장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는 IPTV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런 시도가 실제 가입자 유지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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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지니tv#키즈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