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아직 현역급 속도”…이통3사, 숏폼·화상회의도 버틴다
LTE 서비스가 5G 상용화 이후에도 여전히 일상 트래픽을 떠받치는 기반 인프라로 기능하는 가운데, 올해 국내 이동통신 3사의 LTE 품질이 웹검색과 숏폼 영상, 영상회의 등 대부분의 활용 영역에서 ‘실사용 가능’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실시한 전국 커버리지 점검 결과에 따르면, LTE는 평균 다운로드 속도 약 96Mbps를 기록하며 숏폼 영상은 10회 중 1회, 영상회의는 10회 중 2~3회 정도 끊김이 발생하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LTE와 5G가 혼재된 현 이용환경에서 ‘LTE의 실질적 수명’과 투자 전략 조정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지표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함께 수행한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LTE 통신망이며, 올해부터는 LTE 주파수 자원이 5G망에 함께 활용되는 실제 이용 환경을 반영해 5G와 LTE를 동시에 측정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올해 이통 3사의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96.18Mbps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178.05Mbps와 단순 수치 비교 시 하락처럼 보이지만, 지난해까지는 LTE망만 분리 측정했던 것과 측정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는 무리라는 평가다. 실제로 5G 비단독모드 환경에서 LTE 기지국이 5G 단말에는 데이터 전송 없이 신호 제어만 담당하는 구간도 적지 않아, LTE 자원 활용 패턴 자체가 변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용 환경별 속도 편차도 제시됐다. LTE 다운로드 평균속도는 실내시설 97.56Mbps, 옥외지역 90.81Mbps, 지하철 123.16Mbps, 고속도로 113.80Mbps, 고속철도 116.16Mbps로 나타났다. 도시 규모로 보면 대도시 93.41Mbps, 중소도시 91.04Mbps, 농어촌 109.42Mbps로 측정됐다. 농어촌 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은 5G 공동망 구조와 LTE 자원 배치 특성에 따른 역전 현상으로 해석된다.
체감 품질과 직결되는 요구속도 충족률도 공개됐다. 영상회의 서비스 기준 요구속도 45Mbps를 적용할 때, 전국 LTE망의 요구속도 충족률은 평균 74.2%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 82.16%, KT 72.04%, LG유플러스 68.45% 순으로 집계됐다. 통계적으로는 영상회의를 10번 시도하면 2~3번은 끊김이나 멈춤 등 속도 저하에 따른 불편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비스 유형별 기준을 적용했을 때 웹검색과 SNS 숏폼 영상의 품질 수준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웹 검색, 사회관계망서비스 숏폼, 영상회의 이용 시 요구속도 충족률이 68.45%에서 98.9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웹 검색의 경우 통신망이 불안정한 지역에서도 10번 중 2번 정도, 숏폼 영상은 10번 중 1번 꼴로 끊김이 발생하는 수준으로 요약된다. 데이터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웹검색과 짧은 길이의 동영상 콘텐츠가 LTE 환경에서 크게 무리 없는 활용 영역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역유형별 영상회의 요구속도 충족률을 보면 옥외지역 72.22%, 지하철 85.06%, 고속도로 79%, 고속철도 77.82%, 실내시설 74.8%로 나타났다. 지하철과 고속철도 같이 이동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도 70% 후반에서 8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화상회의를 전제로 할 경우 추가 개선 필요성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도시 규모별로는 대도시 75.83%, 농어촌 69.33%로 농어촌이 6.5%포인트 낮아, 원격회의나 비대면 교육 등 농어촌 디지털 활용에 상대적인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는 지점으로 지목된다.
품질 미흡 지역도 추려졌다. 전체 600개 점검 지역 가운데 LTE 서비스 품질이 기준에 미달한 지역은 58곳으로, 전체의 9.6%였다. 품질 미흡은 기준 속도 6Mbps를 넘지 못하는 비율이 10% 이상인 경우로 정의된다. 구체적으로 실내시설 6개 지역에서 품질 저하가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LG유플러스 4개, SK텔레콤 2개 지역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지하철 구간에서는 총 44개 구간에서 미흡 판정이 나왔고,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 22곳, KT 21곳, LG유플러스 7곳으로 집계됐다. 사업자 간 중복 구간이 존재해 실제 물리 구간 수와는 차이가 있다.
고속철도 구간에서는 경부선과 호남선 등을 포함해 8개 구간에서 LTE 품질 미흡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SK텔레콤 6개, KT 3개 구간이 대상이었고, 마찬가지로 사업자 간 중복 구간이 있다. 다만 지난해 품질이 미흡했던 고속철도 7개 구간은 올해 점검에서 모두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나, 1년 사이 고속 이동 환경에서의 네트워크 품질 개선이 상당 부분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결과는 5G 시대에도 LTE가 여전히 주요 데이터 트래픽을 책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5G 단독모드 상용화가 제한적이고, 인빌딩과 지하철 같은 복잡한 실내외 환경에서는 LTE가 여전히 신호 제어와 데이터 전송을 병행하는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숏폼 영상 소비 확대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영상회의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LTE의 실질 체감 품질은 디지털 서비스 이용 격차와도 직결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LTE와 5G 투자의 균형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5G 기지국 확충에 집중하는 와중에도 농어촌, 지하철, 고속철도 등 체감도가 높은 구간의 LTE 보완 투자가 병행되지 않으면, 실제 이용자 입장에서는 핵심 서비스에서 품질 저하를 반복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LTE에 과도한 투자를 이어갈 경우 중장기적으로 5G와 차세대 인프라로의 전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교육, 화상회의 등 고용량 실시간 서비스가 더욱 확대될수록, 단순 최고 속도보다 일정 수준 이상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는 ‘요구속도 충족률’이 핵심 지표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LTE가 완전히 퇴장하기 전까지, 5G와의 공존 기간 동안 어떤 수준의 품질을 어디까지 유지할지를 두고 투자 전략을 조정할 전망이다. 결국 네트워크 세대 전환의 속도뿐 아니라, 이용자 체감 품질과 지역 간 격차를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정책과 산업 전략이 통신 인프라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