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Arm 스쿨로 1천400명 키운다”…이재명, 손정의와 반도체 동맹·에너지 과제 논의

신채원 기자
입력

정책 경쟁과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반도체 각축전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맞붙었다. 차세대 반도체 설계 인력 확보를 위한 협력과 함께, 한국의 에너지 인프라 취약성이 동시에 부각되며 정치권과 산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Arm과 반도체 설계 분야 차세대 인력 양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해각서는 같은 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르네 하스 Arm 대표의 접견을 계기로 마련됐다. 접견 내용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용범 실장에 따르면 양측은 워킹그룹을 구성해 반도체 특화 교육기관인 가칭 암 스쿨 설립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양측은 워킹그룹을 가동해 반도체 특화 교육기관인 가칭 암 스쿨 설립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인력 약 1천400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인력 양성과 학제 개편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지정을 서두르기로 하고, 광주과학기술원을 우선 후보로 검토 중이라고 김 실장은 전했다. 이에 따라 지방 거점 연구대학 중심의 반도체 인력 생태계 구축 구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접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손정의 회장은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권을 기본권 차원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두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해 온 AI 기본사회 구상과 연계해, 반도체와 데이터 역량을 뒷받침할 교육·연구 인프라의 중요성을 함께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관련 데이터와 실습 환경 등 교육 인프라 강화 필요성도 거론됐다.

 

손정의 회장은 AI 시대의 지정학적 경쟁을 군사적 비유로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반도체는 새로운 총”이라며 “AI 시대를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강하고 책임감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이 대통령은 이미 현명하게 이 분야를 리드하고 있다. 존경한다”고 말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손 회장은 한국과 미국 간 메모리 동맹의 전략적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메모리 동맹이 강해져야 한국의 레버리지도 강해지는 것”이라며 향후 한미 양국이 강력한 동맹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손 회장은 한국 반도체·AI 산업의 구조적 약점으로 에너지 공급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한국에는 결정적 약점이 있다.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지금 한국에서 나오고 있는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등을 봐도 에너지 관련 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에너지 확보는 매우 중요한 만큼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고 김 실장은 덧붙였다. 데이터센터와 AI 슈퍼컴퓨팅 인프라 확대에 전력 수급이 병목이 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Arm과의 협력이 시스템반도체·AI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에너지 인프라 보강이 향후 국회와 정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반도체 인력과 인프라 확충 방안을 계속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며, 국회는 관련 예산과 제도 지원을 놓고 다음 회기에서 본격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신채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재명#손정의#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