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제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국내 금 시세는 환율 급락에 약보합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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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날 국내 금 시세는 환율 급락 영향으로 약보합세에 그치며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국제 시세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원화 강세가 달러 표시 상승분을 상당 부분 희석해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이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최근 미 달러 약세와 미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 부각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를 돌파했다. 안전자산 선호와 함께 채권 수익률 하락이 겹치며 달러 기준 금 가격에는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국내 금 시세는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내려가며 국제 시세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 현물과 금 현물 기반 금융상품이 모두 달러 시세에 환율을 곱해 가격이 정해지는 구조라, 원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국제 금값 상승 폭 상당 부분이 상쇄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환율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시세에 약보합 압력을 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투자자들은 이런 디커플링 심화에 따라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서는 분위기다. 단순히 국제 시세 방향만 보는 투자보다 환율 흐름과 금리 사이클을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단기 차익을 노린 금 투자에서는 환차손 위험이 부각되면서 관망세를 유지하는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당분간 국제 금값을 지지하겠지만,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시중은행 WM센터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가 금의 매력을 높이고 있지만 원화 강세 국면이 길어지면 국내 투자자는 기대했던 수익률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 금 시세 향방은 미국 통화정책과 함께 환율 흐름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미 연준 회의 결과와 주요국 통화정책 공조 여부, 글로벌 경기 둔화 속도에 따라 금과 환율이 동시에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에 주목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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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국내금시세#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