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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위해요소 분석 전환…해썹인증원, 사용자 교육 확대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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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안전 관리에도 디지털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연말 공개를 앞둔 온라인 위해요소 분석 시스템 올라를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사용자 교육을 확대했다. 위해요소 분석은 해썹 제도의 핵심 단계로 꼽히는 만큼, 온라인화가 본격화되면 중소 식품업체의 안전관리 방식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해썹 서류 작업이 자동화되면 인력 부담을 줄이고, 위해관리의 표준화를 앞당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지난달 26일 충청북도 씨앤브이센터에서 해썹 인증업체와 인증 준비업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위해요소 분석 시스템 올라 사용자 교육을 진행했다고 6일 밝혔다. 올라는 Hazard Analysis를 온라인 기반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 정보시스템으로, 웹 환경에서 원재료와 공정 정보를 입력하면 위해요소를 구조화해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번 교육에는 전국 171개 사업장에서 총 195명이 참석했다. 교육 과정은 원재료 및 공정별 위해요소 분석 이론 설명, 올라 시스템 실습, 개편된 리뉴얼 올라 시스템 기능 안내, 질의응답 순으로 구성됐다. 특히 실습 세션을 통해 참가자들이 실제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원재료와 공정 정보를 직접 입력해 보면서 시스템 활용 방법을 익힌 점이 강조됐다.  

 

해썹인증원은 올해 말 기존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던 위해요소 분석 과정을 온라인 시스템으로 본격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각 사업장이 자체 양식과 엑셀 파일 수준에 의존해 위해요소를 분석하는 경우가 많아 담당자 전문성에 따라 편차가 컸다.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하면 위해요소 목록과 판단 기준을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관리할 수 있어, 분석 누락을 줄이고 검토 과정을 표준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라의 기술적 핵심은 해썰프레임을 템플릿 형태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업종별로 자주 발생하는 생물학적 위해, 화학적 위해, 물리적 위해 요소를 사전 정의해 두고, 사용자가 선택한 공정 흐름에 맞춰 점검 항목을 자동으로 불러오는 방식이다. 교육 현장에서 시연된 리뉴얼 버전에서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하고, 위해요소 판단 근거를 단계별로 안내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해썹 경력이 짧은 담당자도 시스템 안내를 따라가면 분석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다.  

 

한상배 해썹인증원 원장은 올라 시스템을 통해 위해요소 분석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라 시스템이 해썹의 핵심 단계인 위해요소 분석을 누구나 쉽고 정확하게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라며, 분석 과정의 표준화와 디지털 기록 관리가 식품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온라인 위해요소 분석 시스템은 중소 식품제조업체의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체 식품안전 인력이 부족한 영세 업체는 그동안 외부 컨설팅에 의존하거나, 표준서 작성과 갱신에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했다. 온라인 시스템이 정형화된 분석 절차와 예시를 제공하면, 컨설팅 의존도를 줄이고 해썹 유지 관리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기반으로 반복 오류를 추적해 개선하는 데도 유리하다.  

 

글로벌 식품 안전 환경에서는 디지털 기반 해썹 관리가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품질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원재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전산화하고, 위해 발생 시 원인 추적과 리콜 대응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위해요소 분석 자체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통합 관리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해썹인증원의 올라가 공공 영역에서의 선도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썹인증원은 2026년에 기능을 확대한 올라 2.0을 선보일 계획이다. 2.0 버전에는 현재 원료 중심으로 이뤄지는 위해요소 분석에 더해 공정별 위해요소 분석 기능이 추가된다. 공정 온도, 가열 시간, 금속 검출 등 공정 관리 항목을 시스템에 연동해, 위해요소 분석 결과와 중요관리점 설정까지 한 번에 검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썹 계획 수립부터 검증, 기록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입력 부담을 줄이고,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세부 기능 고도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소규모 사업장이나, 디지털 시스템 사용 경험이 적은 고령 종사자에 대한 지원책도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시스템 도입 속도 못지않게 교육과 현장 컨설팅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안전 수준 향상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식품 안전 업계 관계자는 위해요소 분석의 디지털 전환은 향후 수출 경쟁력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외 바이어가 요구하는 안전관리 데이터를 표준화된 전산 기록으로 제시할 수 있으면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계는 올라 시스템이 해썹 현장의 디지털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확산시킬지, 나아가 식품 안전 관리 체계 전반의 혁신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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