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판문점 미화작업 포착”…정동영, 북미 정상 만남 ‘하늘이 준 기회’ 강조
북미 정상회담 성사가 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판문점 미화작업 등 북미 회동을 대비한 징후가 포착됐다며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 계기에 반드시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APEC 정상회의가 북미 정상에게 주어진 하늘이 준 기회”라고 규정했다. 그는 “다른 시간에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면 실무적 준비와 논의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며 “양측 모두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장관은 최근 북측이 판문점 내 판문관 등 시설의 청소, 풀 뽑기, 화단 정리, 가지치기, 사진 촬영 등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동향은 최근 한 주 새에서 올해 들어 처음 포착된 것이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회동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한 준비로 읽힌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쪽에서도 앨리슨 후커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 유엔군사령부의 판문점 특별견학 중단 결정 등이 일련의 회담 준비 조치로 해석된다. 정 장관은 “양측 모두 북미 정상 간 만남에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북미 정상의 만남이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동북아의 안정 정착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단해야 평화와 인민생활 향상의 길이 열린다”고 재차 촉구했다. 미국 측에서 북측 시설 방문에 부담을 느낀다면, 군사분계선 위 유엔군사령부 소관의 가건물 회의실(T2)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북미 판문점 회동 기대감이 저조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에는 “상황은 유지되고 있다”고 답했고,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1%의 가능성”이라고 신중함을 보였지만,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절박감도 드러냈다.
정 장관은 자신의 ‘평화적 두 국가’ 주장에 대해선 “민족 내부 특수관계 속 평화적 두 국가”라며 “위헌적”이라는 일부 비판에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은 정동영 장관의 발언을 놓고 한반도 안보지형 변화와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추진과 더불어 대안 협상 장소 모색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