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로 글로벌 기술수출 확장"…에임드바이오, 코스닥 데뷔로 신약개발 탄력
항체약물접합체 ADC 기술이 코스닥 시장에서도 핵심 투자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병원 기반 정밀의료 역량을 앞세운 에임드바이오가 기업공개를 마무리하고 상장에 성공하면서, 국내 바이오 시장의 신약개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을 병원 스핀오프 기반 ADC 경쟁의 분기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나온다.
ADC 전문 바이오기업 에임드바이오는 4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완료하고 신약 파이프라인 고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ADC 플랫폼을 주력 기술로 삼고 있다. 앞서 미국 바이오헤이븐과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을 상대로 기술 이전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어, 상장 이후 파이프라인 확장 전략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에임드바이오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전체 확약비율 80.2퍼센트, 이 가운데 3개월 이상 장기 확약이 50퍼센트를 넘는 기록을 세우며 코스닥 바이오 공모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도 15조원 이상 청약 증거금이 모이며 올해 코스닥 공모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기술 기반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설계된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기술이전 실적이 시장 신뢰를 끌어낸 것으로 해석된다.
에임드바이오는 2018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 형태로 분사해 설립됐다. 환자유래세포 PDC와 환자유래종양이식 모델 PDX, 그리고 실제 진료 과정에서 축적된 환자 임상 데이터와 병원 내 연구 역량을 결합해, 실제 환자 상태를 최대한 반영한 전임상 평가 체계를 구축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세포주 기반 시험보다 실제 환자 반응을 더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어 후보물질 선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특히 ADC는 약물 전달 표적이 조금만 빗나가도 독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어, 환자유래 모델 기반 검증 역량이 경쟁사 대비 차별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이번 공모로 확보한 자금을 기존 ADC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과 확장, 그리고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구조가 사업모델의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자체 임상 수행 능력을 고도화해 독자적으로 임상 개발을 끌고 갈 수 있는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상장으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임상 인력·품질관리 조직 확충과 글로벌 규제 대응 체계도 함께 정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에임드바이오의 상장이 병원 스핀오프 기반 신약개발 모델의 성패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학병원·연구병원과 연계된 스핀오프 바이오텍이 유전체 분석, 세포치료제, ADC 등 첨단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대형 성공 사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기관과 개인이 동시에 흥행에 참여한 이번 상장은 병원 기반 정밀의료 데이터와 신약개발을 접목한 모델에 대한 자본시장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에임드바이오가 향후 실제 환자 데이터와 환자유래 모델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임상 개발에 연결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ADC 경쟁이 가속하는 가운데, 임상 단계에서의 안전성·유효성 검증과 규제기관과의 소통 역량이 향후 기업 가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산업계는 상장을 마친 에임드바이오가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한 R&D 전략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그리고 기술 수출과 자체 임상을 병행하는 이중 트랙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