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고민시, 결핍의 시선”…당신의 맛, 느린 걸음 성장 로맨스→예측불가 감정
조명이 어스름해진 저녁, 전주의 작은 식당에서 강하늘과 고민시가 마주한 첫 장면은 잔잔한 온기를 품었다. 각자의 결핍과 서투름은 낯선 식탁 위를 맴돌았으나, 서로의 진심을 눈빛에 담은 두 사람의 순간은 천천히 더 깊은 공감으로 번져갔다. ‘당신의 맛’이 첫 방송을 앞두고 자신들만의 변주를 예고하며, 익숙함을 넘어선 새로운 성장 로맨스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지니TV와 ENA에서 선보이는 ‘당신의 맛’은 전주 파인다이닝을 배경으로 대기업 후계자 한범우와 똥고집 셰프 모연주의 이야기를 중심에 세웠다. 강하늘은 한범우로 분해 기존과는 결이 다른 재벌남의 내면을 탐색했다. “이번엔 무시하는 톤을 처음부터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며, 차가운 표면 아래 숨겨진 고독과 허기를 섬세하게 쌓아올렸다. 배우로서 익숙함에 머물지 않고, 느리게 잠식해오는 감정의 리듬을 통해 단조롭지 않은 새로운 분위기를 드러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강하늘은 ‘느리게 걷는 맛’이라는 표현으로, 자극에 집중하는 기존 로맨스와 결이 다른 진득한 여운을 강조했다.

고민시는 모연주 역할을 위해 요리와 사투리라는 이중 과제를 치밀하게 준비했다. 실제 셰프들에게 요리를 배우며 손끝의 온기를 익혔고, 자주 부족함을 동료들에게 의지하며 캐릭터에 다가갔다. 고민시는 요리사의 진정성에 영감을 받았다고 강조하며 뚝심 있는 셰프로서의 공감대를 넓혀갔다.
다채로운 인물들이 모인 ‘정제’에서는 앙상블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김신록은 진명숙으로, 유수빈은 신춘승으로 분해 각자의 색을 살리며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다. 김신록은 주연의 중심에서 앙상블을 통한 조화를 중요하게 여겼고, 유수빈은 전주의 풍경과 사람을 자신의 캐릭터로 이입시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오토바이 훈련까지 이어진 준비 과정에서 배우들의 열정만큼이나 현장 분위기도 따뜻하게 달아올랐다.
한준희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전주 영화제 경험에서 우러난 에피소드와 젊음의 격려, 사소한 순간을 키워냈다고 전했다. 한준희는 “작은 집단이 서로를 일으키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라 칭하며, 자신만의 속도와 리듬으로 이번 작품을 완성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감독 박단희 역시 체험 기록 속 ‘느리게 걷기’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정갈한 음식의 조리 과정과 전주의 다채로움, 사랑스러운 사장님들의 캐릭터가 드라마에 묻어나길 소망했다.
아직 첫 방송을 앞둔 ‘당신의 맛’ 속 세계는 바삐 움직이지는 않지만, 익숙한 골목과 평범한 식탁에서 비로소 진짜 변화가 피어나기 시작한다. 천천히 서로에게 스며드는 감정과 이해, 서툴지만 한 걸음씩 내디디는 인물들의 여정은 달큰한 여운과 잔상을 예고한다. 강하늘과 고민시가 그려갈 ‘당신의 맛’은 오는 12일 오후 10시 ENA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