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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팩트시트로 비핵화 의지 재확인"…케빈 김 대사대리, NSS 논란 진화 나섰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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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에서 북한 관련 문구가 사라지면서 한미 공조 축이 흔들린 것 아니냐는 논쟁이 불거진 가운데,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직접 나서 한미 정상의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한미 외교 라인은 비핵화 목표와 대북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김 대사대리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뒤 취재진과 만나, 미국 국가안보전략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빠진 것과 관련해 한미 정상 간 합의를 상기시켰다. 그는 "한미 정상은 팩트시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하며 "그것이 현재 우리의 한반도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5일 현지시간 기준으로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에는 비핵화 목표를 포함해 북한 관련 언급이 전면 삭제됐다. 이에 따라 미국이 공식 전략문서에서 북한 문제의 비중을 낮춘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돼, 한반도 정책의 변화 여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김 대사대리는 박 차관과의 면담 내용에 대해 "한미가 여러 현안에서 어떻게 최선의 공조를 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에는 양국 정상이 합의하고 확인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한미 간 대북 공조 기조가 전략문서 문구와 상관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셈이다.

 

그는 또 최근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의 접촉 내용을 언급하며 양국 간 소통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대사대리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 간 공조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한미연합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한국의 고위 당국자들과 이러한 회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일·국방 라인 전반에 걸친 대미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미원자력협정 관련 논의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 대사대리는 한미원자력협정 관련 태스크포스 논의가 있었는지, 미국이 협정 개정에 열려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팩트시트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만 언급해, 원자력협정 문제 역시 정상 간 합의 이행 틀 속에서 협의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미국 국가안보전략에서 북한 언급이 빠진 데 대해 국내 일부에서는 미국의 대북 압박 의지가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향후 대북 제재·억지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한미 외교당국이 정상 간 합의와 팩트시트를 거듭 언급하면서, 공식 전략문서의 표현 변화와 실질적인 공조의 연속성을 분리해 해석하려는 흐름도 병행되고 있다.

 

향후 외교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은 고위급 협의 채널을 통해 대북정책과 한미원자력협정 TF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한미 정상 합의에 기반해 비핵화 목표와 동맹 협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으로, 향후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고위급 전략대화를 통해 관련 논의를 계속 심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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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김대사대리#박윤주1차관#한반도비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