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리튬 가격 급등세에 2,100원대 반등…유일에너테크, 내부자 매수로 수급 탄력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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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에너테크 주가가 중국발 리튬 가격 반등과 내부자의 지분 매수 소식이 겹치며 단기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가운데, 대규모 유상증자 흥행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수급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과 소송 이슈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린 만큼 고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4일 유일에너테크 주가는 2,135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14.85% 상승했다. 11월 중순 이후 투자경고종목 지정과 해제, 유상증자 공시가 이어지며 등락을 거듭했지만, 12월 들어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돌파하며 기술적 바닥 탈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장중 고가는 2,300원으로, 직전 저항 매물대를 소화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리튬 급등·내부자 매수에… 유일에너테크 2차전지주 수급 탄력 강화
[분석] 리튬 급등·내부자 매수에… 유일에너테크 2차전지주 수급 탄력 강화

최근 상승세를 이끈 핵심 배경으로는 중국 탄산리튬 가격의 급등이 꼽힌다. 글로벌 리튬 가격이 바닥권에서 반등하자 국내 2차전지 섹터 전반에 온기가 퍼졌고, 배터리 장비업체로 분류되는 유일에너테크에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여기에 이강윤 이사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대한 사실이 알려지며 경영진의 책임 경영 의지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 희석 우려에도 불구하고 발행가액 확정과 내부자 매수가 맞물리며 수급 불안이 완화되는 효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개인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1주일 동안 외국인은 전반적으로 매도 우위를 유지해 왔지만, 개인 투자자와 기타 법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이다. 11월 26일 외국인이 약 14만 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뒤 12월 2일에는 8만7,000주가량을 다시 순매수하는 등 수급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기관 수급이 더해질 경우 단기 반등 탄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가총액과 체급을 감안하면 유일에너테크는 대표적인 소형 2차전지 장비주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1,010위 수준이며, 상장주식수는 약 3,420만 주, 시가총액은 약 730억 원이다. 삼성전기, 이수페타시스, LG이노텍 등 대형 부품주와 비교해 체급 차이는 크지만, 2차전지 장비라는 테마 특성상 섹터 뉴스에 대한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지분 비중은 1.91%로 낮은 편이라 글로벌 자금 동향보다는 국내 수급과 뉴스 이슈에 주가가 더 크게 반응하는 구조다.

 

다만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 지표는 투자 시 경계 요인으로 꼽힌다. 2024년 12월 기준 유일에너테크의 부채비율은 307.91%로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현재 주가는 PBR 약 1.08배 수준에서 형성돼 있지만, 이익이 나지 않아 PER은 의미를 갖기 어렵다. 시가총액 730억 원대와 상장주식수 3,420만 주 규모를 고려하면, 실적 턴어라운드가 현실화되기 전까지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히 부각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시장에서 우세하다.

 

주가를 좌우하는 재료는 회사 내부 요인과 외부 산업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우선 회사는 2025년 10월 납입을 목표로 약 19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전환사채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가 목적이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 우려와 재무구조 개선 기대가 공존하는 이슈다. 경영진의 지분 매입은 희석 리스크 완화 메시지로 해석되며,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 측면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 생산 계획이 구체화되며 장비주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유일에너테크는 배터리 모듈과 팩 조립 자동화 장비를 주력으로 공급해 주요 고객사의 설비투자 재개 시 직간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위치다. 수소연료전지용 촉매코팅 장비 등으로 사업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어 배터리 장비 단일 업종을 넘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에 시장이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분위기도 관측된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 변화도 주가에 직접적인 자극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중국 탄산리튬 가격이 저점에서 반등하면서 리튬 관련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유일에너테크는 리튬을 직접 생산하지 않지만 리튬 및 2차전지 밸류체인 테마에 속하는 종목으로 분류돼 원자재 가격 변화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높다. HBM 등 반도체 고성능 메모리주로 쏠렸던 자금이 배터리 장비주로 순환매되는 과정에서 낙폭 과대 인식에 따른 저가 매수 수요가 집중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구조적으로 부담이 되는 리스크도 적지 않다. 경쟁사 엠플러스와의 특허 무효 및 권리범위 확인 소송에서 대법원 최종 패소가 확정된 점은 향후 영업 활동과 수주 경쟁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약 700억 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재무구조에 추가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어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단기 주가 흐름은 법적 리스크보다는 유상증자 흥행 여부와 2차전지 업황 회복 기대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이다.

 

최근 흐름을 놓고 보면 유일에너테크는 전형적인 이슈 연동형 종목 특성을 보이고 있다. 리튬 가격 상승과 2차전지 투자 재개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상승 구간에는 내부자 지분 매입이 동시에 나타나 이전과 다른 수급 구조를 형성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테마 강세가 이어질지는 중국 리튬 가격이 단기 반등에 그칠지, 추세적 상승 국면으로 전환될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동일 업종 내에서 비교하면 유일에너테크는 성장 잠재력과 재무 불안이 공존하는 종목으로 평가된다. 대형 장비사들이 안정적인 수주 잔고와 수익성을 기반으로 비교적 완만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것과 달리, 유일에너테크는 높은 부채비율과 적자 구조 탓에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장세가 우호적일 때는 높은 베타를 활용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여지가 있지만, 조정 국면에서는 낙폭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술적 흐름을 기준으로 한 단기 전략 측면에서는 일단 2,000원선 지지 여부가 관건으로 거론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날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을 소화하면서 2,000원 지지에 성공할 경우 전고점인 2,300원 재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고, 강한 매수세가 수반되면 2,500원선까지 단기 오버슈팅도 가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대로 1,800원선이 무너질 경우 유상증자 발행가 부근까지 가격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시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테마 장세 특유의 고변동성에 대한 경계가 요구된다. 유상증자 납입 완료 전까지는 권리락 등 이벤트를 전후해 기계적인 주가 조정 가능성이 상존한다. 특허 소송 패소에 따른 후속 재무 부담과 300%를 넘는 부채비율은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구조적 과제다. 원자재 가격과 2차전지 업황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해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인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와 손절 기준 설정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리튬 가격 흐름과 국내 배터리업체 설비투자 계획이 유일에너테크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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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에너테크#이강윤#중국탄산리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