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알코올 맥주로 럭셔리 재정의”…애스턴마틴, 톰홀랜드 베로와 장기 제휴로 브랜드 확장 가속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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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7일, 미국(USA) 경제매체 폭스비즈니스는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AstonMartin)이 할리우드 배우 톰홀랜드(TomHolland)가 참여해 설립한 무알코올 맥주 브랜드 베로(Vero)와 다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제휴는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 스타가 만든 무알코올 음료 브랜드가 손잡은 이례적 협업으로, 건강·웰빙 흐름이 강해지는 국제 소비 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양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공동 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이벤트 개최를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애스턴마틴과 베로의 공동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도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제품 구체적 유형이나 출시 일정 등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애스턴마틴 측은 이 파트너십을 단기 프로모션이 아닌 다년 전략 제휴로 규정하며,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의 공동 행보를 시사했다.

애스턴 마틴, 톰 홀랜드 무알코올 맥주 ‘베로’와 다년 파트너십 체결
애스턴 마틴, 톰 홀랜드 무알코올 맥주 ‘베로’와 다년 파트너십 체결

베로는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최연소 스파이더맨 역을 맡으며 글로벌 스타로 부상한 톰홀랜드가 2024년에 공동 설립한 무알코올 맥주 브랜드다. 알코올 없이도 맥주 특유의 풍미를 즐기려는 소비자를 겨냥해 제품을 설계했으며, 음주 운전 규제가 강한 국가나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브랜드 론칭 이후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Target) 등 주요 리테일 채널에 입점하며 유통망을 빠르게 확장했고, 여러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폭스비즈니스는 이번 계약이 베로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맺는 첫 대형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애스턴마틴이 선택한 첫 무알코올 맥주 파트너가 베로라는 점에 주목하며, 애스턴마틴이 무알코올 음료 브랜드와 장기 제휴에 나선 움직력을 자사 브랜드 확장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했다. 럭셔리 스포츠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음주와 운전을 분리하는 책임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는 새로운 마케팅 포지셔닝을 시도하는 셈이다.

 

애스턴마틴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마레크라이히만(MarekReichman)은 성명을 통해 “애스턴마틴이 고객들에게 흥분과 영감을 주기 위해 자동차를 디자인하듯, 베로는 맥주 애호가를 위한 진정성 있는 경험을 창조하기 위해 무알코올 음료의 세계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사 협업이 단순한 스폰서십이 아니라, 디자인과 경험을 공통 키워드로 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제휴의 배경에는 글로벌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빠른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여러 해외 언론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저알코올·무알코올 맥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통적인 맥주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Germany) 뮌헨(München)에서는 지난해 무알코올 맥주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노천 주점이 문을 여는 등 시장 다변화가 진행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술을 마시지 않거나 마실 수 없는 소비자층을 위한 대체 음료가 주요 브랜드의 전략 상품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류 광고 규제가 엄격한 국가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럭셔리 카메이커가 무알코올 음료와 손잡으면 안전 운전 이미지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스턴마틴이 베로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벤트나 브랜드 경험 공간에서 무알코올 맥주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포뮬러1(F1) 등을 포함한 국제 스포츠 마케팅에서도 주류 규제와 충돌을 줄이면서 스폰서십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13년 설립된 애스턴마틴은 영화 007 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본드(JamesBond)가 타는 자동차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통적인 영국(Britain)식 럭셔리와 고성능 스포츠카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브랜드로, 최근에는 젊은 소비자층과 여성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디자인·브랜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베로와의 파트너십도 세대 교체와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해, 알코올보다 경험과 스토리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국제 시장에서는 이미 글로벌 주류 기업과 스포츠 리그 사이에 무알코올 맥주 스폰서십이 확대되는 추세가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애스턴마틴과 베로의 제휴는 자동차와 음료 산업 간 이종 결합의 새로운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양사가 공동 브랜드 제품을 어떤 형태로 선보일지, 또 모터쇼·영화 시사회·국제 스포츠 이벤트 등에서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 경험을 연출할지가 업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사회와 글로벌 소비 시장은 이번 파트너십이 단발성 마케팅을 넘어 무알코올·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장기 전략으로 자리 잡을지, 그리고 럭셔리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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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톰홀랜드#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