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장중 10% 급등”…두산로보틱스, 피지컬 AI 모멘텀에 8만 원선 돌파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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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주가가 피지컬 AI 전환 가속과 글로벌 로봇 산업 모멘텀에 힘입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테슬라발 휴머노이드 이슈와 글로벌 톱10 로봇 기업 선정 효과가 겹치며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중기적으로는 피지컬 AI 사업 비전이 구체화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와 여전히 적자 상태인 재무 구조를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는 경계감도 병존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4일 장중 기준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8만4,400원으로 전일 대비 10.04% 상승했다. 최근 한 달 반등세가 강화되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히던 8만 원대를 강하게 상향 돌파해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가 완화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시가는 8만700원, 고가는 8만6,300원, 저가는 7만9,400원으로, 장중 가격대 상단 구간에서 시세가 형성되는 흐름이다.

[분석] 피지컬 AI 비전 구체화…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성장세 강화
[분석] 피지컬 AI 비전 구체화…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성장세 강화

시장에서는 최근 주가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글로벌 로봇 산업의 피지컬 AI 전환 가속과 테슬라 휴머노이드 모멘텀을 꼽고 있다. 테슬라발 휴머노이드 기대감이 로봇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를 개선했고, 두산로보틱스가 글로벌 상위 10대 산업용 로봇 기업으로 선정된 소식이 펀더멘털 신뢰를 높이며 재평가 기대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로보티즈 등 동종 로봇 종목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섹터 전반의 온기가 확대되는 키 맞추기 수급도 유입되고 있다.

 

수급 측면을 보면 외국인은 11월 26일 1만8,597주를 순매수한 이후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숨 고르기 양상을 이어갔다. 이후 12월 3일에는 4만 주 이상을 순매수하며 본격적인 재유입 조짐을 드러냈다. 기관은 11월 말 6만 주 이상을 연속 순매수해 주가를 견인했지만 12월 초에는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선 상황이다. 이날 급등과 함께 기관이 다시 매수로 돌아설지 여부가 향후 주가 탄력성을 가늠할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수에 나설 때 주가 상승 탄력이 뚜렷해지는 패턴이 확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종 업계와 비교할 때 두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약 5조4,708억 원으로 코스피 98위를 기록하며 중형주 그룹 상단에 자리하고 있다. 상장주식수는 6,481만9,980주이며 외국인 보유 비중은 2.94% 수준이다. 이는 두산에너빌리티 22.8%, 현대로템 33.39%에 비해 낮은 편으로, 새로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경우 주가 탄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함께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반영하고 있어, 단기 실적보다는 향후 글로벌 시장 지배력과 피지컬 AI 등 신사업 잠재력에 무게가 실린 가격대로 해석된다.

 

재무 구조는 안정적인 편이다. 두산로보틱스의 부채비율은 4.77%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까운 수준이며, 당좌비율은 2,024%에 달해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재무건전성만 놓고 보면 업계 최상위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2024년 기준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각각 마이너스 87%대, 마이너스 78%대를 기록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는 점이 투자 판단의 변수로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실적 지표보다는 피지컬 AI 기반 솔루션 상용화와 해외 매출 확대에 따른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주가를 이끌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산업 전반의 구조적 성장 기대도 두산로보틱스를 향한 투자 관심을 높이고 있다. 미국 로봇 산업 성장 기대가 국내 로봇 대표주들로 전이되면서, 협동로봇 분야 선도주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가 수혜를 받고 있다는 해석이다. 단기 테마성 매수뿐 아니라 산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체질 변화의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공개 추진 소식은 경쟁 심화 우려와 동시에 로봇 산업 파이 확대와 섹터 밸류에이션 재산정의 계기로 받아들여지며, 선도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의 프리미엄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회사 측이 피지컬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공식화하고 관련 조직 신설과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주가를 지지하는 요소다. 김민표 대표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의지와 함께 정부 규제 샌드박스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술·사업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전문 매체가 두산로보틱스를 2025년 세계 상위 10대 산업용 로봇 기업으로 선정한 점도 전체 매출의 약 70%를 해외에서 올리는 수출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다. 두산밥캣 분할합병 철회로 지배구조 리스크가 완화된 점 역시 수급 유입에 부담 요인을 덜어준 요인으로 꼽힌다.

 

동일 업종 내에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라인업 확장성과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를 통해 높은 멀티플을 스스로 정당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대로템이 방산과 철도 부문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 하단을 굳힌 것과 달리, 두산로보틱스는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다. 다만 상장주식수 대비 유통 물량이 과도하지 않고, 시가총액 5조 원대 대형주로서 수급 안정성을 갖춘 점은 중장기 기관·외국인 수급 유입에 우호적 요소로 평가된다.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서는 8만 원선 안착 여부가 단기 추가 상승의 분수령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8만 원 지지 시 9만 원대 진입 시도를 예상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한편, 7만9,000원 수준이 무너질 경우 단기 조정 국면 진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적자 폭 축소와 피지컬 AI 솔루션의 매출 기여도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시점이 주가 레벨업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과 함께, 여전히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수익성 지표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로봇 섹터 특성상 금리 인하 속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거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피지컬 AI 등 신사업 성과의 가시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로봇 산업 성장성, 금리와 환율 흐름, 두산로보틱스의 실적 개선 속도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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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피지컬ai#테슬라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