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간데이터로 840퍼 성장 빅밸류, 벤처 포상 수상 주목
공간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데이터테크 기업 빅밸류가 공공 포상을 계기로 성장 전략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구름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 벤처창업진흥 유공 포상 시상식에서 벤처 활성화 분야 장관 표창을 받으면서, AI 기반 공간·부동산 데이터 기술이 금융과 방역, 프랜차이즈 컨설팅 등 실물 산업 전반의 인프라 기술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상이 데이터 품질과 활용 역량을 둘러싼 국내 AI 경쟁의 또 다른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빅밸류는 19일 구름 대표가 벤처창업진흥 유공 포상에서 벤처 활성화 분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벤처창업진흥 유공 포상은 기술과 경영 혁신 역량, 대외 경쟁력, 기업 윤리와 사회 공헌도를 두루 갖춘 벤처 기업인을 발굴해 시상하는 정부 포상이다. 구 대표는 공간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다양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벤처 생태계 활성화와 데이터 산업 성장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정량 성과도 빠르게 쌓였다. 빅밸류의 매출은 심사 대상 기간인 최근 4년 동안 2020년 5억원 수준에서 2024년 상반기 기준 47억원까지 늘며 840퍼센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력 규모도 같은 기간 380퍼센트 확대됐고, 신규 채용 가운데 70퍼센트 이상이 청년 데이터 전문 인력으로 채워져 데이터·AI 분야 고급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경쟁력은 전국 단위 공간·부동산 데이터를 정밀하게 구조화하고 AI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빅밸류는 전국 3900만 필지와 2400만 세대에 대한 전수 데이터를 확보해 AI 기반 시세 추정과 위험도 분석, 입지 분석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단순 주소·면적 정보를 넘어 건물 특성, 주변 상권, 교통·환경 등 다차원 속성을 포함하는 공간 빅데이터로, 학습 데이터의 품질이 곧 서비스 신뢰도로 직결된다.
이 같은 데이터테크 기반은 금융권에서 먼저 검증됐다. 빅밸류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1호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시중은행 내부 규정에 AI 시세 서비스가 채택됐다.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는 등록 데이터 누적 조회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담보 가치 평가, 부동산 관련 신용 리스크 관리, 지점 입지 전략 등에 정교한 데이터가 필요해 AI 기반 부동산 시세와 공간 분석 수요가 크다. 빅밸류가 제공하는 고해상도 공간 데이터와 모델은 이러한 수요에 맞춰 리스크 관리 효율을 높이고, 대출 심사 등 핵심 프로세스를 정량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이다.
공공 방역 분야에서도 공간 AI의 효용을 입증했다. 빅밸류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함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PAI 위험도 예측 시스템을 구축했다. 차량 이동 패턴, 철새 도래지 분포, 농장 위치 등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조류독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과 농장을 선별하는 AI 모델을 만든 것이다. 이 시스템은 약 10만 개 예찰 대상을 고위험군 5000개 수준으로 압축해 방역 인력과 장비를 더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있게 했고, 방역 행정의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린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기술은 관리자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 예찰 방식의 한계를 줄이고, 정량화된 위험지도를 바탕으로 과학적 방역 정책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빅밸류는 자체 기술 보호를 위해 다수의 특허 포트폴리오도 이미 확보했다. 인공지능 기반 프랜차이즈 컨설팅 시스템, 빅데이터를 이용한 부동산 시세 추정 시스템, 위치 기반 빅데이터 시스템 등 AI 모델과 공간 데이터 처리 기술 전반을 포함하는 특허가 등록돼 있다. 프랜차이즈 컨설팅의 경우 상권 특성, 유동 인구, 임대료, 경쟁 매장 분포 등 복합 변수를 학습한 AI가 출점 가능 지역을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창업 성공률 제고와 점포 폐업 리스크 관리에 활용될 수 있다.
구름 대표는 데이터 품질이 AI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면서 현실 세계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연결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밸류는 데이터 수집부터 정제, 품질 검수, AI 학습·검증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내재화해, 산업별 특화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도 병행 중이다. 빅밸류는 10월 중소벤처기업부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돼 AI 에이전트 기반 부동산 컨설팅 시스템 고도화 연구를 시작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질의와 상황을 이해하고, 다수의 내부·외부 데이터를 조합해 맞춤형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자율형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빅밸류는 이를 통해 부동산 투자자와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 이해관계자에게 시나리오별 시뮬레이션과 정책·상품 설계 지원 기능을 제공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구 대표는 국가 차원의 AI 전략 수립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데이터 인프라 구축, 공공·민간 데이터 개방, 산업별 AI 적용 전략 등에 대한 정책 논의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위치 기반 데이터, 부동산 데이터, 이동 데이터가 AI 학습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상황이어서, 국내 데이터테크 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함께 커지는 국면이다.
업계에서는 빅밸류의 사례가 한국형 데이터테크 기업의 성장 경로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 데이터 중개를 넘어 특정 산업에 깊이 통합된 공간·부동산 데이터 플랫폼이 금융 안정성, 방역 효율, 창업 성공률까지 좌우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이번 수상으로 상징되는 빅밸류의 데이터·AI 모델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지, 그리고 데이터 품질과 윤리를 어떻게 조율하며 확장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