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회 투여 독감치료제 나온다…한국팜비오, 페라비르주 출시로 감염관리 전략 강화
단회 정맥투여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독감 유행이 반복되는 시장에서 새로운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팜비오는 3일 단회 정맥투여 독감 치료제 페라비르주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독감 환자 증가로 항바이러스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가운데, 한 번 투여로 치료를 끝낼 수 있는 주사제는 의료진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순응도를 높일 수 있어 감염관리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제품 출시가 국내 정맥주사용 독감치료제 경쟁 구도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팜비오가 선보인 페라비르주는 유효성분으로 페라미비르수화물 300밀리그램을 함유한 정맥 주사용 항바이러스제다. 성인뿐 아니라 2세 이상 소아의 인플루엔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돼, 소아 환자 진료 비중이 높은 의료기관에서도 활용 폭이 넓다. 회사는 독감 유행기 입원 환자뿐 아니라 외래·응급실 환경에서의 신속 투약 수요를 겨냥해 제품 기획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페라비르주의 핵심 차별점은 60밀리리터 용량의 프리믹스 제형으로 공급된다는 점이다. 프리믹스 주사제는 병동이나 투약실에서 별도의 희석·조제 과정 없이 그대로 투여할 수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주사 준비 과정이 줄어들면서 조제 시간과 인력 소모를 줄이고, 조제 오류 가능성을 낮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야간이나 감염 환자 급증 시기처럼 의료진이 과부하 상태에 놓이는 상황에서 투약 프로세스를 단순화할 수 있어, 병원 운영 효율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경구 복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투약 가능하다는 점도 실무 현장에서 중요하다. 구역·구토 증상이 있거나 의식 저하, 연하곤란, 중증 기저질환 등으로 정제나 현탁액 복용이 힘든 환자의 경우, 기존 경구용 인플루엔자 치료제만으로는 치료 전략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단회 정맥주사 제형은 이런 환자군에서 항바이러스 치료 접근성을 높여, 중증 악화 위험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독감 치료제 시장에서 페라미비르 주사제 계열은 이미 중증 또는 입원 환자 중심으로 사용돼 왔다. 다만 일부 제품은 병원 약국이나 병동에서 희석 조제가 필요해, 바쁜 시즌에는 준비 시간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팜비오는 페라비르주를 프리믹스 형태로 선보이며, 이러한 공정상의 비효율을 줄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회사는 단회 투여 구조가 입원 기간 단축과 병상 회전율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독감 유행 양상이 계절적 패턴을 넘어 상시화되는 흐름도 포인트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호흡기 감염병 감시 체계가 강화되면서, 고위험군에서 인플루엔자 예방과 조기 치료에 대한 의료기관의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고령자,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에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항바이러스제 투여 전략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이런 환경에서 단회 정맥투여 옵션은 진료 현장의 선택지를 넓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타미플루로 대표되는 오셀타미비르 경구제와 함께, 페라미비르 정맥주사제, 자나미비르 흡입제, 발oxavir 계열 경구제 등이 병용·대체 옵션으로 사용돼 왔다. 정맥주사형 페라미비르는 특히 중증이나 입원 환자, 경구제 복용이 어려운 환자에서 활용도가 높다. 한국 시장에서도 페라미비르 계열 주사제가 도입된 바 있으나, 프리믹스 단회 투여 제형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대는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한국팜비오는 이번 출시를 계기로 감염관리 영역에서의 제품 라인업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독감 유행기 항바이러스제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정맥주사용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병원 입찰과 약제 선정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단회 투여형 제품이 의료기관의 약제 관리 및 재고 운용에서도 효율성을 높여, 전체 치료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는 정맥주사용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기존에 확보한 안전성·유효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 현장에 자리 잡아 온 만큼, 환자 모니터링과 투여 적응증 준수가 관건으로 꼽힌다. 특히 소아 환자 투여 시 체중 기반 용량 조절과 이상반응 관찰 등 투약 프로토콜이 중요하다. 의료계에서는 단회 투여 편의성이 높아진 만큼, 환자 선별과 투여 시점 판단에 대한 가이드라인 정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는 분위기다.
남봉길 한국팜비오 회장은 이번 제품을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치료 편의성을 제공하는 전략 품목으로 규정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감염관리와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시장성이 높은 품목을 추가 발굴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계에서는 독감 치료제 포트폴리오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단회 정맥투여 프리믹스 제형이 실제 처방 패턴을 얼마나 바꿀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