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YS 결기 배워야”…조국, 김영삼민주센터 예방하며 민주주의 회복 강조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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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세대 교체 논쟁 속에서 과거 문민정부의 유산을 둘러싼 해석이 다시 맞붙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신을 강조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거론하자, 보수·개혁의 경계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16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민주센터를 찾아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예방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개혁 정신을 기렸다. 조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싸워왔던 결기만큼은 항상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창당 직후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뿐 아니라 김영삼 전 대통령 정신을 잇겠다고 공언해왔다”며 “두 분 모두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이룬 거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 입문 각오도 김 전 대통령의 어록과 연결지었다.

 

조 대표는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김 전 대통령님의 유명한 말씀 ‘대도무문’ 정신, 큰 정치를 하겠다는 마음을 감히 먹었다”며 “작은 정당이긴 하나 정파적 기준으로 사람을 가리지 않고 큰 정치를 해보려 노력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대도무문이라는 표현을 통해 진영을 가르지 않는 정치 노선을 내세운 셈이다.

 

또한 조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징적 개혁 조치를 언급하며 평가를 내렸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하나회 해체, 금융실명제 시행을 떠올리면 대한민국 헌정사의 거대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부 핵심 사조직 해체와 금융실명제 도입을 문민정부 개혁의 분수령으로 보았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현 정부를 향한 비판도 곁들였다. 조 대표는 “최근 윤석열 내란으로 온갖 생각이 드는데 김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내란에 대해, 윤석열·김건희 부부에 의한 각종 부패와 전횡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 생각해보게 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YS의 결기를 현 정권 비판의 기준점으로 끌어온 셈이다.

 

이에 대해 김덕룡 이사장은 조 대표의 언급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좌표를 분명히 했다. 김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께서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역할이나 문민정부 세운 후의 개혁작업 등 업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계신 것 같다”며 조 대표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나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성격을 ‘민주적 보수’로 규정하며 보수 진영의 역사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은 보수 정당의 지도자이시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민주적인 보수, 개혁적인 보수, 중도적인 보수의 길을 걸어왔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YS를 현재 극단적 진영 정치와 구분되는 보수 정치의 상징으로 재위치시키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김 이사장은 특히 올해가 김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업적이 재평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운동 이력과 문민정부 시기 개혁 조치들이 총선 정국과 맞물려 여야 양측에서 재조명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이날 예방에는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신장식 최고위원, 황운하 의원, 김재원 의원 등이 동행했다.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집단으로 문민정부의 상징 공간을 찾으면서, 향후 보수·중도층을 대상으로 한 확장 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다.

 

정치권은 향후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계기로 문민정부의 개혁 유산을 둘러싼 평가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국회는 관련 추모 행사와 기념 토론회 등을 계기로 민주주의와 개혁, 보수의 노선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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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김영삼#조국혁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