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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플랫폼 결합 나선 비마이프렌즈, 플로 인수로 음악 IP 공략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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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스트리밍과 글로벌 팬덤 플랫폼이 결합한 새로운 엔터테크 모델이 본격 가동된다. 팬덤 비즈니스 기술 기업 비마이프렌즈가 음악 플랫폼 플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 인수를 마무리하면서다. 콘텐츠 소비 중심이던 음원 서비스에 팬 커뮤니티, 이커머스, 멤버십을 결합하는 구조가 구현되면, K팝과 글로벌 팬덤 산업의 수익 모델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을 엔터테인먼트와 플랫폼, 데이터 기술이 교차하는 팬덤 경제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28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가 글로벌 팬덤 기업 비마이프렌즈로 변경 완료됐다고 밝혔다. 비마이프렌즈는 지난달 SK스퀘어를 비롯해 신한벤처투자,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드림어스컴퍼니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날 경영권 이전을 포함한 거래가 최종 종결됐다. 거래 완료 뒤 지분 구조는 비마이프렌즈 31.35퍼센트, SK스퀘어 22.17퍼센트, 네오스페스유한회사 9.91퍼센트, SM엔터테인먼트 7.05퍼센트 등으로 재편됐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음악 플랫폼 플로를 기반으로 음원과 음반 유통 및 투자, 아티스트 관련 MD 제작·유통, 공연 기획·제작 등 음악과 지식재산권 기반 비즈니스를 전개해 왔다. 여기에 비마이프렌즈가 보유한 팬덤 운영 기술이 더해지면, 음원 스트리밍 데이터와 팬 활동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소비 패턴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상품과 이벤트를 제안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비마이프렌즈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비스테이지를 중심으로 광고·마케팅, 팬클럽 운영, 이커머스, 팬 커뮤니케이션, 콘서트 및 행사 운영, IP 비즈니스 등 여섯 개 핵심 영역을 묶은 팬덤 비즈니스 360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팬덤 비즈니스 360은 아티스트와 팬의 접점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 과정에 걸쳐 관리하는 통합 운영 체계에 가깝다. 단순 팬카페나 굿즈몰을 넘어 가입, 결제, 멤버십 관리, 이벤트 동선까지 하나의 데이터 레이어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인수로 플로와 비스테이지가 API 기반으로 연동되는 구조가 예고됐다. API 연동은 서로 다른 플랫폼 간 기능과 데이터를 안전하게 주고받게 하는 표준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양사 플랫폼을 API로 연결해 이동성과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플로 안에서 비스테이지의 아티스트 IP 기반 커머스, 커뮤니티, 멤버십, 독점 콘텐츠 기능을 자연스럽게 호출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이런 방식이 구현되면 사용자는 음원 청취 환경에서 바로 아티스트 공식 커뮤니티와 한정판 굿즈, 유료 멤버십으로 진입할 수 있고, 팬덤 운영자는 스트리밍 데이터에 기반한 정교한 팬 세그먼트 마케팅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드림어스컴퍼니와 비마이프렌즈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드림어스컴퍼니가 팬덤 비즈니스 기술과 운영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비스테이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비마이프렌즈에 지분 투자까지 진행한 시점이다. 이번 인수는 전략적 제휴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플랫폼 구조를 통합해 팬덤 밸류체인 전체를 장악하려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와 IT가 결합한 팬덤 플랫폼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미국에서는 음원 스트리밍과 티켓 판매, 굿즈몰을 묶는 통합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고, 일본과 유럽에서도 아티스트 전용 앱과 구독 멤버십을 결합한 모델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존 대형 기획사 중심 팬 플랫폼이 주로 폐쇄형 앱과 자체 커머스에 머물렀지만, 비마이프렌즈와 드림어스컴퍼니의 결합은 오픈형 음원 플랫폼을 팬덤 허브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팬덤 데이터와 음악 소비 데이터가 결합하면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규제도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팬덤 플랫폼은 결제 이력, 콘텐츠 이용 내역, 팬 활동 기록 등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데이터 최소 수집, 익명화, 명시적 동의 등 강화된 법적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과 전자상거래법, 방송통신 관련 규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서비스 설계를 해야 하는 구조라, 기술 개발과 별개로 법률·보안 체계 정교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플로와 비스테이지 결합이 단기간에 대규모 매출 변화를 만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K콘텐츠 글로벌 유통 구조와 수익 배분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플랫폼 내에서 음원 청취가 굿즈 구매와 오프라인 공연, 온라인 팬미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아티스트와 레이블, 플랫폼이 공유하는 가치사슬이 재조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엔터테크 업계 관계자는 팬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합 플랫폼이 자리 잡는 시점이 엔터 산업 구조 전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비마이프렌즈와 드림어스컴퍼니의 기술 결합이 실제 시장에서 어느 수준의 이용자 경험 혁신과 수익성을 입증할지 주시하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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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이프렌즈#드림어스컴퍼니#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