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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진단이 전문가 판독 앞섰다”…노을, 미국서 신뢰도 입증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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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혈액 및 암 진단 솔루션이 감염병 진단 현장의 패러다임을 흔들고 있다. 진단 솔루션 기업 노을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미국열대의학및위생학회(ASTMH 2025)에서, 자사의 AI 기반 말라리아 진단 시스템 ‘miLab MAL’이 전문가 현미경 검사보다 더 높은 민감도(94.23%)와 특이도(98.98%)를 기록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말라리아 풍토지역 실제 병원 3곳에서 이루어진 다기관 임상에서, 노을이 개발한 시스템이 기존 기준 검사(nPCR) 및 전문가 진단을 모두 뛰어넘는 정확도(97.33%)를 보여 시장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연구 발표를 ‘AI 기반 체외진단 경쟁의 본격적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AI 진단 솔루션의 구현 원리는 현미경 이미지를 자동 분석해 기생충 존재 여부와 밀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 있다. 노을의 miLab MAL은 기존 숙련 인력 중심의 말라리아 판독에서 나타나는 낮은 민감도, 오랜 검사 소요 시간 문제를 기술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현미경 검사만으로는 탐지하기 힘든 미세한 양의 기생충도 민감하게 포착함으로써 감염병 진단의 정밀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솔루션의 도입은 말라리아 진단의 효율성 향상뿐 아니라, 숙련 검진 인력 부족한 중저소득국에서의 대량 신속 판독 등 실효성에서도 두드러진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검사 속도와 일관성이 크게 높아져, 다양한 감염병 대응에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진단 시장에서는 이미 감염병 AI 판독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주요 제약사들은 자체 개발 혹은 현지 벤처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임상 데이터 신뢰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노을은 이번 ASTMH 행사에서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신약 개발 협력 논의를 구체화 중이며, 특히 유럽계 기업들과 진행한 신약 2상 임상 성과를 토대로 말라리아·감염병 분야 신규 프로젝트 확장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 인공지능 도구가 직접 현장에서 쓰이기 위해서는 각국 규제당국의 데이터 신뢰성 기준 통과가 필수다. 미 FDA, 유럽 EMA, 국내 식약처 등은 AI 기반 진단기기의 임상 검증 및 성능 재현성 확보 여부를 신중히 평가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노을이 다기관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 신뢰성을 입증함으로써 추가 인허가 절차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말라리아 등 감염병 진단의 경우, 인구 구조·유전자 다양성·진단 인프라 격차 등 복합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을 임찬양 대표는 “현지 검증과 글로벌 파트너 협력을 통해 AI 진단 솔루션의 실사용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검증된 성능을 기반으로 신흥국 보건 정책에 중요한 전환을 주도할 것”이라 전망했다.

 

산업계는 AI 기반 체외진단 기술이 실제 헬스케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현장 적용, 제도화 간 균형이 감염병 대응 전략의 새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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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astmh#mi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