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결승 홈런 작렬”…문현빈, 한화의 한 획→26년 만에 10연승 새 역사
뜨거운 환호가 쏟아지던 고척스카이돔, 9회말 2사에서 다시 한번 역사의 순간이 깃들었다. 문현빈이 높게 던져진 공을 밀어치며 가운데 담장을 가르는 결승 홈런을 쏘아 올렸고, 그 한 방에 한화 이글스의 운명이 달라졌다. 26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10연승이라는 값진 숫자가 팀의 역사에 새겨진 순간이었다.
2024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맞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숨 막히는 접전으로 진행됐다. 선발 엄상백이 송성문에게 허용한 초구 홈런을 시작으로, 한화는 연이은 4피홈런으로 일찍이 1-4의 열세에 내몰렸다. 경기장 분위기조차 홈팀 키움 쪽으로 극단적으로 쏠렸다.

하지만 한화 특유의 뒷심이 드러난 것은 5회 이후였다.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솔로포가 추격의 불씨를 밝혔고, 7회에는 황영묵의 내야 안타에 이어 문현빈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는 어느덧 4-4 동점이 됐다. 순간의 흔들림과 긴장 속에서도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경기 마지막에 찾아왔다. 9회 2사에서 문현빈이 키움 투수 최원태를 상대로 결정적인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흐름을 스스로 한 번 더 바꿨다. 곧이어 채은성과 이상혁이 연이어 적시타를 보태며 점수는 7-4로 벌어졌다. 비록 9회말 이주형에게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마무리 김서현의 침착한 피칭 속에 결국 한화가 7-5 승리를 붙잡았다.
이번 10연승은 1999년 이후 무려 9,348일 만에 이룬 기록이었다. 빙그레 구단 시절까지 포함할 경우, 팀 역대 연승은 1992년의 14연승이 최고 기록이다. 이날 한화는 단순한 연승 이상의 의미를 재현하며 야구 팬들에게 또 하나의 서사와 감동을 남겼다.
경기 종료 후 김경문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줘 고맙고, 무엇보다 팬 여러분의 큰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연승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게 아꼈지만, 내심 더 큰 역사를 꿈꾸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하루하루 중력을 견디는 선수들, 그리고 팬들이 함께 써내려가는 계절의 기록.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다음 경기는 5월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다. 에이스 코디 폰세와 김선기의 재대결, 그리고 연승 신화가 이어질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