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들 참 훌륭하오”…AI 영상서 박정희 108돌 기념, 귀환한 메시지
'박정희'라는 이름을 둘러싼 정치적 기억이 다시 한 번 경북 구미에서 되살아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8돌을 기념하는 공개 문화행사가 14일 오전 구미시 복합스포츠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그리고 일반시민 등 3천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현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상이 상영되는 등 현장에는 각별한 감회와 환호가 교차했다.
가장 이목을 끈 순간은 AI로 구현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사였다. 2분가량 상영된 영상에서 박 전 대통령은 “모두 오랜만이오. 잘 지냈소”라며 운을 뗐다. 이어 “내가 나라를 맡았을 땐 먹을 것도 희망도 없었소. 그저 잘살아 보자는 마음 하나로 버텼지. 국민이 일했고 기업이 뛰었고 젊은이가 땀을 흘렸소. 그게 바로 대한민국의 기적이었소”라고 과거의 고난과 해방의 순간을 회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맨땅뿐이던 이 땅이 오늘은 전자·반도체·방산, 첨단산업으로 빛나고 문화의 힘까지 세상을 이끌고 있지 않소”라며 현재의 도약을 평가하고 “오늘 이 자리에 와줘서 고맙소. 임자들을 보니 마음이 놓이는구려.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많소. 번영의 미래가 있소.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드는 당신들 그대들의 미소가 보기 좋구려”라고 덕담을 건넸다.

영상 상영 내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손뼉을 치며 밝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를 마친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AI 영상을 준비하시느라 힘들고 고생 많았을 텐데 감사하다”는 소회를 전했다. 또 “저는 아버지를 너무 많이 잘 알다 보니 이렇게 AI 영상으로 뵈니 조금 낯설기도 했다”며 진솔한 속내를 밝혔다. 유족 대표 인사말에서는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아버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신 여러분이 계셔서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지금 경제가 어렵고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우리가 한마음으로 뭉치면 못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아버지는 가르쳐주셨다”며 “용기를 가지고 함께 이겨내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올해 문화행사는 대통령 리더십 특강, 사진전시회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과 철학을 미래세대에 전하고자 역사 자료관 증축 등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둘러싼 기억과 상징성은 지역사회에서 여전히 굳건한 한편, AI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새로운 소환과 논의가 가능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구미 지역사회는 박정희 리더십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융합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이어갔다. 정치권은 유족과 시민, 지자체가 합류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역 정체성과 미래 세대 교육에 대한 화두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