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생성형AI로 내부혁신 가속…토스뱅크, 리스크 관리도 바꾼다

전민준 기자
입력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인터넷전문은행의 내부 운영 체계를 정조준하고 있다. 토스뱅크가 개발한 생성형 AI 기반 업무용 서비스 4건이 금융당국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그동안 외부 고객 접점에 집중됐던 디지털 전환 흐름이 개발·법무·재무 등 백오피스 영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금융 규제 준수와 리스크 관리 기능을 AI에 결합해, 단순 자동화를 넘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준법 감시 수준을 끌어올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의 촉각이 모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간 차별화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내부 프로세스에 특화된 AI 도입 속도가 향후 수익성과 건전성의 관건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토스뱅크는 15일 생성형 AI를 은행·금융 업무 전반에 접목한 4건의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지정 품목은 코드 리뷰, 마케팅 및 법률 검토, 경영 및 재무 분석, 자연어 질의를 SQL로 변환하는 텍스트 투 SQL 등이다. 모두 클라우드 환경의 사내 시스템에 탑재돼 개발자와 기획자, 법무·리스크 담당자, 경영진까지 다양한 내부 사용자가 활용하는 구조다.

코드 리뷰 서비스는 개발자가 자연어로 작성한 요구사항과 실제 소스코드 사이의 일치 여부를 AI가 비교 분석하는 방식이다. 생성형 AI 모델이 코드 구조와 비즈니스 로직을 동시에 학습해 기능 누락, 보안 취약점, 규제 미준수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자동으로 표시한다. 토스뱅크는 이를 통해 기존 사람이 수행하던 리뷰 시간을 크게 줄이고, 최신 금융 규제를 실시간 반영하는 적응형 시스템을 구현해 규제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케팅 및 법률 검토 서비스는 광고 문구와 이미지 등의 마케팅 소재를 AI가 초안 단계부터 생성하고, 동시에 관련 금융법령 위반 여부를 점검하는 기능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허위·과장 광고나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을 자동 탐지하고 수정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마케팅 창작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토스뱅크는 이 서비스가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수단이자, 사후 제재 리스크를 줄이는 도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 및 재무 분석 서비스는 방대한 거래 데이터와 재무 지표를 생성형 AI가 요약·해석해 경영진에게 제공하는 체계다. 비정형 데이터까지 포괄해 패턴을 분석하고, 주요 리스크 요인을 자연어 리포트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의사결정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 변화를 조기에 포착해 선제적 리스크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텍스트 투 SQL 서비스는 일반 직원이 자연어로 질의하면 이를 SQL 쿼리로 자동 변환해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해 주는 기술이다. 데이터베이스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부서도 직접 데이터를 불러와 분석에 활용할 수 있어, 내부 임직원의 데이터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는 이를 기반으로 전사적 데이터 활용도와 생산성을 끌어올려, 상품 개발과 리스크 관리, 고객 분석 등 다양한 업무에서 정교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에서는 토스뱅크의 이번 행보를 두고, 그동안 고객 상담 챗봇이나 대출 심사 자동화 등 외부 서비스 중심으로 전개돼 온 금융권 AI 도입을 한 단계 확장하는 신호로 해석한다. 글로벌 은행들도 코드 생성·리뷰, 문서 요약, 규제 보고 자동화 등에 생성형 AI를 시범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선제적으로 내부 업무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제도권 혁신금융 틀 안에 올려놓고 있다는 평가다.

 

제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토스뱅크는 일정 기간 규제 특례와 감독 유연성을 바탕으로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관심을 기울여 온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를 AI 기술 도입의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시중은행과 금융회사들의 유사 서비스 도입을 촉진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생성형 AI 도입을 두고 금융권 데이터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업무 효율화로 절감된 비용과 인력, 강화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다시 고객 중심 혁신에 재투자해 토스뱅크의 혁신 가치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러한 AI 기반 내부 혁신의 성과가 실제 재무지표와 서비스 차별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민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토스뱅크#생성형ai#혁신금융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