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출입증 연동 Q코드”…입국검역 간소화로 감염병 대응 강화
디지털 검역 시스템이 민간 플랫폼과 결합하며 입국 절차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네이버가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 Q코드를 네이버출입증과 연계한 서비스를 15일 공식 개시했다. 해외 입국자가 스마트폰에서 미리 건강 정보를 입력하고 QR코드를 발급받는 구조에, 국민 다수가 사용하는 포털 계정과 인증 체계를 더해 사용성을 높인 형태다. 업계와 방역 당국은 이번 연계를 포스트 팬데믹 시대 감염병 유입 차단 효율성을 높이는 디지털 검역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네이버에 따르면 새롭게 도입된 네이버 검역정보사전입력 서비스는 Q코드와 네이버출입증을 직접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내외국인은 검역법상 검역관리지역 방문 이력이 있으면 입국 시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방문 국가, 체류 기간, 발열 여부 등 감염병 관련 정보를 일일이 작성해야 해, 공항 현장에서 대기 시간이 늘어나는 요인이었다.

Q코드는 이러한 건강상태질문서 작성을 모바일로 사전에 완료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이용자는 출국 전이나 입국 전 이동 중에 Q코드 웹 서비스에 접속해 인적 사항과 방문 국가, 증상 여부 등 정보를 입력하고 QR코드를 발급받는다. 입국 검역대에서는 이 QR코드를 스캔해 정보 조회와 검역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종이 기반 문서 작성과 수기 입력을 줄여 검역 인력의 부담도 경감되는 구조다.
이번에 네이버와 연동된 서비스는 Q코드가 요구하는 개인정보 입력 과정을 대폭 줄였다. Q코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개인정보 항목은 11개인데, 네이버 검역정보사전입력 서비스를 거치면 네이버 회원 정보와 자동 연동돼 이 가운데 6개 항목은 별도 입력 없이 처리된다. 이용자는 나머지 5개 항목만 추가로 입력하면 Q코드 발급을 마무리할 수 있어, 실제 입력 시간과 오입력 가능성이 함께 줄어드는 효과가 예상된다.
접근 방식도 모바일 활용을 전제로 단순화됐다. 사용자는 네이버에서 네이버 검역정보사전입력을 직접 검색해 접속하거나, 네이버 앱 내 메뉴를 통해 바로 진입할 수 있다. 기존처럼 질병관리청 Q코드 누리집을 통해 접속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도 네이버 연계 링크를 제공해 이용자가 원하는 경로를 선택하도록 구성했다. 다양한 진입 채널을 마련해 디지털 활용도에 따른 이용 격차를 완화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특히 이번 연계는 방역과 이용자 편의를 동시에 고려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 사례로 평가된다. 검역 단계에서는 여행객이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핵심 정보를 미리 확보할 수 있어, 위험 국가 방문자나 의심 증상자를 보다 빠르게 선별할 수 있다. 반대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미 가입해 사용 중인 네이버 계정 정보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동일 정보를 반복 입력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입국 검역 절차의 디지털 전환과 민간 플랫폼 연계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유럽과 북미 일부 국가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입국 전 온라인 건강신고 시스템을 도입해 공항 혼잡을 줄였고, 이후에는 여권 정보와 항공사 예약 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의 Q코드 역시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빠르게 구축된 뒤, 이번처럼 국내 대형 플랫폼과 연동되며 상시 감염병 대응 체계로 재편되는 흐름에 올라선 모습이다.
다만 검역 정보와 계정 정보가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관리 체계에 대한 감시도 중요해지고 있다. 검역 정보는 건강 상태, 여행 이력 등 민감한 데이터가 포함되는 만큼, 저장 기간, 활용 범위, 정보 파기 기준 등을 명확히 하고 관련 법령에 맞춘 보안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서비스 고도화 과정에서 방역 효율성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균형이 핵심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은 네이버 연계를 통해 해외 입국자의 Q코드 활용이 더욱 쉽고 빨라진다고 평가하며, 입국 단계 검역 효율성을 높이고 감염병 유입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질병관리청이 앞으로도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국민 안전과 편의를 동시에 높이는 검역과 감염병 대응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와 공항 운영 기관 역시 이번 디지털 검역 인프라가 실제 현장에서 어느 수준의 시간 단축과 방역 성과를 보여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