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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에 나노입자 붙였다”…화학연, 뼈 재생 속도 1.3배 높여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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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와 나노입자를 결합한 바이오 하이브리드 기술이 3차원 뼈 재생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과 선문대학교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이 기술은 줄기세포(인체 지방유래) 표면에 다공성 실리카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결합해, 세포 간 지지 역할과 뼈 형성 신호전달 시스템을 한꺼번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는 기존 3차원 세포 집합체의 ‘영양·산소 공급 불균일’이라는 난제를 해결할 돌파구로 본다.

 

한국화학연구원 희귀질환치료기술연구센터 김기영 박사와 선문대 하미진 교수의 공동팀은 줄기세포에 다공성 실리카 나노입자(mSiO₂)를 결합해 ‘나노 바이오 하이브리드 세포’를 제작, 기존 방식 대비 뼈형성 효율이 약 1.3배 높아졌다고 26일 밝혔다. 실제 쥐 두개골 결손 동물 모델에 이식한 결과, 6주 만에 결손 부위 36%가 새 뼈로 채워지는 등 재생 성능이 확인됐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나노입자가 단순 지지대 역할을 넘어, 세포 표면에서 서서히 방출되는 신호물질이 줄기세포의 균일한 뼈세포(골세포) 분화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줄기세포 기반 스페로이드(구형 세포집합)는 오가노이드 등 3차원 조직 모델 연구에 폭넓게 쓰여왔지만, 내부까지 균일하게 뼈로 분화시키기엔 세포사가 잦고 실제 치료 적용이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은 나노입자를 첨가함으로써 세포 단위에서 미세환경을 제어, ‘영양 제 캡슐을 등에 짊어진 세포가 스스로 뼈로 변신’하는 개념의 맞춤형 재생을 구현했다.

 

이번 성과는 골절 환자의 회복 기간 단축, 골다공증·치매성 골손상 등 다양한 치료제 개발로 확장될 전망이다. 줄기세포-나노입자 복합체는 기존 세포만으로 만든 조직보다 생존율과 뼈세포로의 분화율이 모두 높았고, 대형 동물 및 임상 연구로 이어질 경우 맞춤형 인공 뼈 이식재 시장에도 본격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적으로도 나노입자 기반 조직재생 제어는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줄기세포에 직접 나노입자를 부착해 3차원 구조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사례는 드물다. 미국·유럽에서도 줄기세포 기반 골재생 연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의 이번 성과는 기술력과 상업화 가능성 모두에서 주목된다.

 

다만 실제 환자 맞춤형 이식재 개발을 위해선 식약처(GMP 등) 허가와 장기 안전성, 이식 후 면역반응 평가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 김기영 박사는 “향후 연골·피부 등 다양한 조직재생에도 확장 가능한 원천 기술”이라며 “고령화로 늘어나는 골절 환자 치료에 새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의료 시장에서 주요 보조재로 자리 잡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술·윤리·제도적 조율이 산업화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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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줄기세포#나노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