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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기온 뚝 겨울 야외운동 혈압 관리 비상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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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파 속 출근 전 새벽 운동 인구가 늘면서 야외 운동의 심혈관 안전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출근길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계절에는 혈압과 심장질환 위험을 동반한 사람들에게 새벽 운동이 치명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는 추위가 혈관과 자율신경계를 동시에 자극해 혈압을 끌어올리는 만큼, 시간대와 강도, 장소를 조절하는 ‘겨울형 운동 처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와 스마트워치 기반 혈압 모니터링이 확산되는 배경에도 이러한 계절성 위험 관리 수요가 깔려 있다는 평가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혈압이나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위험군에 속하거나 추위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겨울철 특히 새벽 야외 운동을 자제하는 편이 안전하다. 새벽 시간대는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낮고 공기가 차가워 혈관이 급격히 수축한다. 이 과정에서 혈압이 오르고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부장은 추위와 비만이 결합할 때 위험이 배가된다고 설명한다. 장 부장은 추위는 혈관 수축을 통해 혈압을 높이고, 심박수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 상승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겨울철 체중 증가가 더해지면 교감신경계가 더 활성화돼 심박수와 혈압이 동시에 오르는 이중 부담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새벽과 이른 아침은 교감신경계 활성도가 본래 상승하는 시간대로, 혈압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아침 혈압 상승’ 현상이 나타난다. 여기에 낮은 기온으로 인한 혈관 수축이 겹치면 심혈관계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어두운 시야와 결빙된 보도, 빙판길 등 환경적 요인도 더해져 넘어짐과 골절 위험까지 증가하는 만큼, 심혈관 질환자에게는 안전 여건이 취약한 시간대가 된다.

 

전문의들은 평소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겨울 아침 야외 운동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혈압을 스스로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 아침 혈압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될 경우 야외 활동을 미루고 실내 자전거, 러닝머신, 스트레칭 등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편이 좋다. 특히 추운 날씨에 갑자기 전력 질주나 인터벌 트레이닝 등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면 혈압이 급격히 치솟을 수 있어 위험하다고 의료계는 경고한다.

 

운동 강도 조절과 더불어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의 시점과 방식도 중요하다. 준비운동 효과는 약 30분가량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너무 이른 시점에 마치면 실제 본 운동 단계에서 보호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가벼운 조깅이나 제자리 걷기 등으로 근육 온도를 먼저 올려 근육의 점도를 낮추고, 이어서 부위별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순서가 부상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운동 시간대 선택도 겨울철에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장준희 부장은 겨울에는 햇빛이 있고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혈압 변동도 비교적 안정적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야외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한파 특보가 발령됐거나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진 날에는 실내 운동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심혈관 안전 측면에서 더 낫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복장과 준비 요령도 제시된다. 운동 전에는 피부와 혈관, 근육이 추위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최소 10분에서 15분 정도 충분한 준비운동을 수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귀와 손, 발끝 등 말단 부위는 체온이 쉽게 떨어지고 동상 및 혈관 수축이 심해질 수 있어, 모자와 장갑, 두꺼운 양말, 보온성이 있는 운동화를 활용한 보온이 중요하다. 기온 변화에 맞춰 입고 벗기 쉬운 겹쳐 입기 방식으로 체온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의료계에서는 가정용 혈압계와 웨어러블 기기 등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이 확대되면서, 계절별 혈압 변동과 운동 시간을 데이터로 관리하려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겨울철 새벽 운동을 고집하기보다 자신의 혈압 패턴과 질환 이력을 고려해 시간대와 형태를 조정하는 맞춤형 운동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계는 이러한 수요를 겨냥해 원격 혈압 모니터링, 개인 맞춤 운동 처방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생활 속 심혈관 관리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산업계와 의료계는 끝으로 겨울철 운동 안전 수칙이 일상화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디지털 헬스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보급될지 주목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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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희#세란병원#고혈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