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란트 디지털 수익 1500억 분배…라이엇, 팀 동반성장 구도 강화
발로란트 기반 글로벌 이스포츠 리그가 디지털 상품을 매개로 한 수익 공유 모델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게임 개발사와 팀이 함께 매출을 나누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이스포츠가 단순 흥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진화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글로벌 이스포츠 리그 비즈니스 모델 재편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17일 발로란트 이스포츠 리그인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VCT를 통해 2025 시즌 동안 파트너팀에 미화 1억500만달러, 한화 약 1540억원을 분배했다고 밝혔다. 이 중 약 8600만달러, 한화 약 1260억원은 발로란트 이스포츠 디지털 상품 판매에서 발생한 매출을 기반으로 팀과 공유된 금액이다. 지난해 4430만달러 수준이던 디지털 수익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면서, 누적 기준으로는 이스포츠 파트너팀과 공유한 디지털 수익 총액이 1억달러를 넘어섰다.

발로란트는 5대5 대전형 캐릭터 기반 전술 슈팅 게임으로, 라이엇게임즈가 개발과 유통을 맡고 있다. 회사는 VCT 파트너팀을 상징하는 팀 스킨과 시즌 캡슐을 연이어 출시하고, 발로란트 이스포츠 최고 권위 국제 대회 기간에만 한정적으로 판매하는 챔피언스 컬렉션 등 특화 상품을 운영해왔다. 팀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스킨과 한정판 컬렉션을 묶어 디지털 패키지로 구성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을 팀과 공유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이용자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를 직접 후원하는 효과를 얻고, 팀은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해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디지털 상품 모델 외에도 국제 대회 운영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T1이 우승을 차지한 마스터스 방콕은 역대 마스터스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시청자를 모은 대회로 기록됐다.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챔피언스 대회는 발로란트 이스포츠 시즌의 정점을 장식하는 최고 권위 국제 대회로, 오프닝 세리머니와 프라그먼트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라이브 공연, 게임 내 콘텐츠, 방송 연출이 결합된 복합 디지털 이벤트 플랫폼으로서의 면모를 더욱 뚜렷하게 했다.
방송 기술 측면에서도 실시간 시청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졌다. 라이엇게임즈는 여성 및 다양성 기반 대회인 게임 체인저스 기간에 승부의 신 이벤트를 진행해 200만명 이상을 참여시키며 팬 참여형 예측 콘텐츠의 저변을 확대했다. 동시에 경기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방송 헤드업 화면 HUD 구성을 도입해, 시청 시간 증가와 긍정적인 팬 반응을 유도했다. 경기 내 전술 흐름, 스킬 사용 현황, 경제 상태 등의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해 초보자와 코어 팬 모두에게 이해도 높은 중계를 제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이스포츠 시장에서는 프랜차이즈 모델과 디지털 수익 공유 구조를 둘러싼 경쟁이 이미 본격화된 상황이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일부 리그가 팀 운영난과 수익성 악화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발로란트 VCT는 게임 내 디지털 상품과 공식 대회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신규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스킨과 캡슐, 챔피언스 컬렉션 등 가상 아이템을 단순 장식적 요소가 아닌 팀 재정과 직결되는 자산으로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팀이 스폰서십과 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자체 매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를 바꿀 가능성을 시사한다.
레이오 파리아 글로벌 발로란트 이스포츠 총괄은 올해를 발로란트 이스포츠 성장에 있어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시즌 전반에 걸쳐 각 팀이 만들어 낸 서사와 경기력이 팬 경험을 풍부하게 했다고 강조하면서, 팬과 플레이어가 보여준 열정이 발로란트 이스포츠를 가장 건강한 구조의 이스포츠 레벨로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상품 중심의 수익 공유 모델과 방송 기술 고도화를 앞세운 발로란트 리그 운영 방식이, 향후 다른 이스포츠 타이틀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어떤 확산 효과를 가져올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