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현지 생산까지 확대”…방위사업청, EDEX 2025서 방산 협력 속도전
방산 수출 확대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방위사업청이 이집트를 상대로 한 방산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전략 요충지인 이집트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방위사업청은 5일 방극철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이 1일부터 4일까지 현지시간 기준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EDEX 2025 방산전시회에 참석해 이집트 정부와 군 주요 인사들을 만나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EDEX는 이집트 국방부가 주최하는 국제 방산 전시회로, 중동·아프리카 지역 무기 도입과 수출 협력의 창구로 꼽힌다.

방극철 본부장은 모하메드 살라 엘딘 무스타파 이집트 방산물자부 장관, 모하메드 아들리 압델 와헤드 국방부 전력국장 등과 연쇄 면담을 갖고 K9 자주포 등 이미 수출된 무기체계에 대한 후속 군수지원 방안과 추가 협력 분야를 집중 논의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방 본부장은 "K9 자주포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교육·훈련, 정비, 탄약 공급 등 전 주기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 본부장은 이집트 공군사령관, 해군사령관, 포병사령관과 따로 만나 FA-50 경공격기와 지상발사형 천검 등 한국형 무기체계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 무기체계의 운용 실적과 가격 경쟁력, 후속 지원 체계를 설명하면서 "상호 호혜적인 공동 생산과 기술 협력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이집트는 2022년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협력 수준을 넓혀 왔다. 특히 한국산 K9 자주포는 이집트 군 현대화 사업의 핵심 전력 가운데 하나로 거론돼 왔으며, 양국은 올 하반기부터 이집트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면허 생산과 부품 국산화 비율, 기술 이전 범위 등을 둘러싼 후속 협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EDEX 2025 방산전시회에는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400여 개 방산업체가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6개사가 단독 부스로 참가했고,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경남테크노파크가 조성한 공동관에는 테크카본 등 10개사가 들어섰다. 국내 업체들은 자주포, 탄약, 항공기, 유도무기뿐 아니라 부품·소재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아프리카 바이어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EDEX 참여 효과와 관련해 "이집트와의 기존 K9 협력을 기반으로 다른 무기체계로까지 협력 분야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지 생산과 공동 개발 논의가 진전될 경우 이집트를 교두보로 한 인근 국가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이집트와의 방산 협력을 전략적 파트너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방·외교 채널을 병행 가동할 계획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후속 군수지원 계약과 추가 수출 협의를 이어가고, 외교부는 고위급 교류와 군사 협력 대화를 통해 제도적 기반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