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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언리얼엔진5 오픈월드 신작 공개…글로벌 멀티플랫폼 정조준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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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그래픽과 서비스 인프라를 결합한 멀티플랫폼 전략이 글로벌 게임 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국내 게임사 넷마블이 언리얼엔진5 기반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개의대죄 오리진의 신규 트레일러를 국제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에서 공개하며 차세대 멀티플랫폼 운용 전략을 드러냈다. 대형 콘솔 중심이던 글로벌 시장에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동시 출시 모델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 게임사의 기술·서비스 경쟁력 재점검 분기점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고해상도 그래픽과 실시간 협동 플레이를 내세운 이번 작품이 글로벌 라이브서비스 운영 역량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넷마블은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더 게임 어워드 현장에서 일곱개의대죄 오리진의 새로운 트레일러 영상을 상영했다. 더 게임 어워드는 수상작 발표와 함께 콘솔·PC·모바일 신작의 첫 공개 무대로 자리 잡은 행사지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노리는 게임사들의 전략 무대 역할을 하고 있다. 넷마블이 이 자리에서 신규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일곱개의대죄 지식재산을 활용한 차세대 플래그십 타이틀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트레일러는 언리얼엔진5를 기반으로 제작된 고해상도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웠다. 엔진 버전 업그레이드를 통해 광원, 물리효과, 대규모 지형 렌더링 등을 강화해 기존 모바일 중심 작품보다 콘솔 수준에 가까운 표현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영상에는 캐릭터가 비행 펫과 함께 브리타니아 상공을 비행하며 지형을 탐색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고지대와 도시, 자연 지형을 끊김 없이 보여주는 구성이 오픈월드 구조를 강조하는 장치로 활용됐다.  

 

전투 파트에서는 실시간 협동 멀티플레이 기반 보스 레이드 장면이 비중 있게 배치됐다. 단일 이용자 중심의 스토리 진행을 넘어 여러 명의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접속해 보스를 공략하는 장면을 담아, 서버 동기화와 네트워크 지연 관리 등 온라인 인프라 역량을 전면에 드러냈다. 특히 오픈월드 탐험과 레이드 콘텐츠를 하나의 월드 안에서 녹이는 방식은 최근 글로벌 대형 RPG가 채택하는 구조와 궤를 같이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사 구조 측면에서는 멀티버스 설정을 활용해 원작 팬층을 겨냥했다. 트레일러에는 에스카노르의 복귀를 암시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멀티버스 구조는 원작의 주요 인물과 사건을 다른 시간대나 세계관으로 재배치해 새로운 스토리를 확장하는 기법으로, 장기 라이브서비스 과정에서 업데이트와 확장팩 형태로 추가 콘텐츠를 설계하기에 유리한 구조로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스토리 설계가 이용자 유지율과 과금 패턴에 중장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일곱개의대죄 오리진은 전 세계 누적 판매 5500만 부 이상을 기록한 만화 일곱개의대죄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액션 RPG다. 이용자는 브리타니아 대륙 전역을 자유롭게 탐험하고, 전투 상황에 따라 영웅을 교체하는 태그 전투 시스템을 활용한다. 전투 로직상 실시간 캐릭터 교체는 스킬 연계와 역할 분담을 강화해, 같은 캐릭터 구성을 사용하더라도 이용자 조작에 따른 체감 난이도와 전략성을 높이는 기능으로 작동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 요소도 전면에 배치됐다. 이용자는 오픈월드 환경에서 친구와 파티를 구성해 탐험을 진행하거나, 보스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협력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이는 단일 이용자 기반 오픈월드 탐험을 넘어, 글로벌 이용자와 함께 다양한 도전을 수행하는 협력형 경험을 게임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글로벌 이용자 풀을 대상으로 한 매칭과 파티 플레이는 이용자 밀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서버 인프라와 운영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라이브서비스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출시 전략 측면에서는 멀티플랫폼 동시 서비스에 방점이 찍혀 있다. 넷마블은 일곱개의대죄 오리진을 콘솔, PC, 모바일 플랫폼으로 글로벌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콘솔 버전은 플레이스테이션5를 통해, PC 버전은 스팀을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며, 모바일은 주요 앱 마켓을 활용한다. 플랫폼별 입력 장치와 화면 비율이 다른 만큼, 조작 체계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통합하거나 차별화할지에 따라 이용자 경험이 갈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콘솔과 PC 중심의 고성능 환경에서 확보한 인지도가 모바일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유통과 마케팅 측면에서는 사전 등록과 위시리스트를 중심으로 한 사전 수요 확보 전략이 전개되고 있다. 게임은 다음달 출시를 목표로 현재 글로벌 사전등록을 진행 중이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의 사전등록과 더불어, 콘솔과 PC 플랫폼에서는 PS 스토어와 스팀 페이지를 통한 위시리스트 등록으로 관심도를 측정하고 있다. 주요 플랫폼에서의 사전 관심 지표는 초기 동시접속자 수와 서버 용량 계획 수립에 참고 수치로 활용될 수 있다.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는 이미 오픈월드 구조와 실시간 협동 플레이를 결합한 작품들이 경쟁 중이다. 북미와 일본의 대형 퍼블리셔들은 콘솔 중심의 고사양 게임을 기반으로 프랜차이즈를 확장하고 있고, 중국 기업들 역시 모바일과 PC를 연동한 대규모 오픈월드 타이틀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넷마블이 언리얼엔진5와 멀티플랫폼 동시 출시에 집중하는 전략은 그래픽 품질과 접근성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작과의 격차를 줄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 게임사의 기술 스택과 서비스 모델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어느 정도 근접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오픈월드 구조와 실시간 협동 플레이는 서버 인프라, 네트워크 최적화, 보안, 운영 자동화 등 IT 인프라 역량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영역으로, 장기 서비스 과정에서의 안정성이 핵심 과제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일곱개의대죄 오리진이 글로벌 시장에 연착륙할 경우, 국내 게임 업계 전반의 오픈월드·멀티플랫폼 투자 확대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타이틀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며 장기 라이브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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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일곱개의대죄오리진#더게임어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