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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억대 부정결제”...국민의힘 이양수, 전자금융 플랫폼 보안 강화 촉구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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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 부정결제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국회의 공방이 다시 뜨거워졌다. 주요 간편결제·전자결제 플랫폼에서 매년 수억 원대 피해가 이어지면서, 보안 체계와 감독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자금융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한 부정결제 사고 피해액은 2억2천76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자상거래와 간편결제 이용이 급증한 상황에서, 해킹과 피싱을 활용한 불법 결제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플랫폼별로 보면 지마켓에서 1억6천74만원(22건)으로 피해 규모가 가장 컸고, 쿠팡페이가 3천8만원(7건), 비즈플레이가 1천987만원(6건)으로 뒤를 이었다. 사고 유형은 대다수가 부정 로그인이나 피싱 등을 통해 이용자 정보를 탈취한 뒤 결제를 시도하는 방식이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직전 연도 피해 규모와 비교해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자금융거래 플랫폼 부정결제 피해액은 총 2억676만원이었다. 플랫폼별로는 헥토파이낸셜이 1억1천304만원(57건)으로 가장 컸고, 지마켓 3천586만원(19건), 쿠팡페이 3천392만원(11건) 순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는 총 2억7천78만원 규모의 부정결제 사고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쿠팡페이에서만 1억5천503만원(34건)의 피해가 발생했고, 헥토파이낸셜도 5천480만원(30건) 피해를 기록했다. 연도별 수치를 종합하면 3년 연속으로 수억 원대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사고 원인은 대부분 해킹과 피싱으로 지목됐다. 특히 올해 쿠팡페이와 스마일페이에서 발생한 부정결제 사례에서는 범인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이용자 계정 정보를 확보한 뒤, 해당 계정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수법이 사용됐다.  

 

2023년 쿠팡페이에서 발생한 사고들에서도 보이스피싱과 메신저 피싱이 반복적으로 활용됐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당시 범죄자는 전화 사기를 통해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인증 정보를 알아낸 뒤, 등록된 신용카드로 기프트 상품권을 결제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메신저 피싱을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실행하고, 타인의 계정을 이용해 부정결제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FDS를 통해 부정결제 사고를 일정 부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DS는 모든 카드 결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평소와 다른 결제 패턴이나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자동으로 해당 카드 사용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FDS를 통해 부정결제를 막은 금액은 2023년 3천248억2천580만원, 2024년 3천185억2천25만원,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2천297억7천830만원에 이른다. 부정결제 시도 규모 자체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보호 장치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과 부정결제 사고를 지적하며, 플랫폼 보안 점검과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양수 의원은 자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최근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매우 큰 만큼, 금융당국은 플랫폼사의 보안 취약점을 면밀히 점검하고 선제적인 소비자 보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무위원회 일대를 중심으로 전자금융거래법과 관련 시행령 손질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간편결제·전자지급결제대행사에 대한 보안 의무를 더 엄격히 규정하고, 사고 발생 시 사업자 책임 범위와 소비자 구제 절차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FDS 고도화와 함께 플랫폼 사업자 대상 점검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향후 국정감사와 법안 심사를 통해 전자금융거래 보안 강화 방안을 놓고 금융당국과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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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수#쿠팡페이#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