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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AI 에이뷰 2점0 공개…코어라인소프트, RSNA서 통합검진 확대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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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 인공지능이 폐질환 검진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가속하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가 북미영상의학회 RSNA 2025에서 고도화된 흉부 AI 플랫폼 에이뷰 2점0을 공개하며 글로벌 영상의학 워크플로우와의 통합 전략을 본격화했다. 저선량 흉부 CT 기반으로 폐암과 만성폐질환, 심혈관질환을 한 번에 분석하는 구조를 제시하면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대규모 검진 시장에서의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RSNA 현장 협업이 향후 폐암검진과 심혈관 스크리닝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어라인소프트는 2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RSNA 2025에서 흉부 AI 플랫폼 에이뷰 2점0을 전격 시연 중이라고 밝혔다. 에이뷰 2점0은 컴퓨터 단층촬영 CT 촬영 한 번으로 폐암, 폐기종, 관상동맥질환 등 폐질환의 3대 적응증을 동시에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북미 영상의학 최대 학술행사인 RSNA 무대를 통해 의료 AI 플랫폼 인셉토 메디컬, 영상저장전송시스템 PACS 전문기업 인피니트 노스아메리카, 미국 주요 의료기관과의 공동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글로벌 통합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적으로 에이뷰 2점0은 저선량 흉부 CT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결절 탐지, 폐기종 정량분석, 심혈관 석회화 평가를 하나의 워크플로우 안에 통합한 구조다. 저선량 CT는 기존 CT보다 방사선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폐암 등 조기 병변을 찾아내는 영상기술로, 국가 폐암검진 프로그램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여기에 AI 기반 탐지 알고리즘과 정량분석 엔진을 결합해 영상의학과에서 개별 소프트웨어를 번갈아 사용하는 비효율을 줄이고, 자동화된 구조화 리포팅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폐암검진에서 폐결절만 단일 타깃으로 다루던 방식의 한계를 넘어섰다. CT 한 번으로 폐기종 같은 만성폐쇄성폐질환 지표와 관상동맥 석회화 등 심혈관 위험도를 함께 분석해, 동일 영상 데이터에서 다질환 정보를 뽑아내는 통합 접근을 제시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동일 환자 데이터에서 폐암과 동반질환 리스크를 동시에 확인해 치료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고, 병원 조직 차원에서는 판독 시간 단축과 리포트 표준화에 따른 운영 효율 향상이 기대된다.

 

RSNA 현장에서 코어라인소프트와 인셉토 메디컬은 공동 세션을 열고 이런 통합 AI 기술의 구현 방식을 공개했다. 세션에서는 저선량 흉부 CT 기반 폐암검진 과정 전반에서 탐지, 정량분석, 구조화 리포팅을 하나의 경로로 자동화하는 워크플로우가 소개됐다. 인셉토의 AI 통합 플랫폼 탱고와 코어라인소프트의 에이뷰가 실시간으로 연동돼 판독과 음성 입력 딕테이션 시간을 줄이고, 다기관·대규모 검진에서도 확장 가능한 보고 체계를 구현했다는 점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발표에서는 미국 병원의 실제 활용 사례도 공유됐다. 코어라인소프트 AI를 적용한 현지 기관들은 폐결절 탐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폐기종과 심혈관 석회화 등 동반질환 분석을 한 번의 CT 검사에서 통합 지원받는 구조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셉토 공동창업자 가스파드 박사와 코어라인소프트 장령우 임상 연구 리드는 세션 발표를 맡아 유럽과 북미에서 축적 중인 활용 경험을 소개했다.

 

장 연구 리드는 유럽 검진 시장에서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유럽 검진 시장에서 인셉토와의 협력은 매우 전략적이라며 인셉토 플랫폼 기반의 다질환 통합 워크플로우가 에이뷰 2점0의 글로벌 확산을 가속할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셉토가 여러 유럽 병원과 AI 솔루션을 연동해온 경험을 활용하면, 에이뷰 2점0 역시 복수 기관·복수 국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시장 측면에서 코어라인소프트는 기술 진입장벽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IT와 제약, 헬스케어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확장하며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 인프라와 제약사 임상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미국 현지에서는 오트밀 헬스, 이미지 케어 등과 파트너십 및 계약을 맺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 중이다. RSNA 공동 프로모션은 영상의학 전문의, 병원 경영진을 동시에 겨냥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도 폐암검진 AI와 심혈관 위험도 평가 AI는 이미 주요 IT·의료 AI 기업들 간 각축장이 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CT 기반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 자동화 솔루션이 다수 상용화돼 있으며, 구글 딥마인드 출신 연구진이 참여한 스타트업들도 심혈관 위험도 예측 모델을 내놓는 추세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이들과 달리 폐암, 폐기종, 관상동맥질환을 한 플랫폼에 얹는 다질환 통합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통합 접근은 단일 질환별 AI를 따로 도입하는 방식 대비 라이선스 관리와 워크플로우 통합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정책과 규제 환경에서는 각국 규제기관의 의료 AI 소프트웨어 인허가 체계가 상용화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거론된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 FDA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SaMD에 대한 심사 가이던스를 지속 보완 중이고, 유럽연합 역시 의료기기 규정 MDR을 통해 AI 진단 보조 솔루션의 안전성과 성능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CT 기반 폐암검진과 심혈관 스크리닝이 국가 차원의 예방 전략에 속한 만큼, 보험 적용 범위와 판독 책임 소재, 데이터 보안 기준 등이 실제 도입 확대의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은 심혈관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국가로, 폐암검진과 심혈관 CT 스크리닝 모두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이런 환경에서 CT 한 번으로 폐암과 심혈관 위험도를 동시에 평가하는 통합 AI는 병원 입장에서는 검사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고, 환자 입장에서는 추가 검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임상에서 얼마나 빠르게 표준 진료지침에 편입될지, 영상의학과와 심장내과 등 진료과 간 역할 조정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에이뷰 2점0이 제시한 통합 검진 모델이 향후 정밀의료와 예방의학 흐름과 맞물리며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AI 기반 정량분석이 쌓일수록 빅데이터 기반 위험도 예측 모델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산업계는 이번 RSNA에서 공개된 흉부 AI 통합 워크플로우가 실제 병원 시장에 안착해 표준 검진 프로세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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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라인소프트#에이뷰2점0#rsna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