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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도산안창호급에 캐나다 승조원 탑승 훈련…K-해양 방산 수출 교두보 노린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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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잠수함 전력과 방산 수출 전략이 맞물리며 외교·안보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 해군이 캐나다 해군 승조원을 자국 잠수함에 태워 훈련을 진행하며,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 참여를 겨냥한 수출 지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군은 11일 미국 괌 인근 해역에서 진행 중인 한미 연합 대잠훈련 2025 사일런트 샤크에 참가한 도산안창호급 3천t급 잠수함 안무함에 캐나다 잠수함 승조원이 탑승해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국 해군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에 외국군 잠수함 승조원이 승함해 훈련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탑승자는 에티엔 랑글루아 캐나다 잠수함사령부 주임원사로, 안무함 승조원들은 5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훈련 기간 대잠훈련, 자유공방전, 연합 대잠전 등 다양한 훈련 과정에 그를 함께 참여시켰다. 해군은 랑글루아 주임원사에게 잠수함 운용 절차를 상세히 소개하고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이 보유한 작전 성능과 기술적 강점을 집중 설명했다.

 

랑글루아 주임원사는 훈련을 마친 뒤 "한국 해군 잠수함 승조원들과 끈끈한 유대를 형성하고 한국 잠수함의 수준 높은 기술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해군이 동맹국 간 연합훈련을 활용해 신뢰 구축과 방산 협력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무함장 안건영 대령은 "캐나다 해군의 이번 훈련 편승 체험이 한국 해군 잠수함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나아가 한국 해군이 K-해양 방산 수출에 기여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이 단순한 전술 훈련을 넘어 향후 방산 수출 사업과 연결된 전략적 행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현재 캐나다 정부는 2030년대 중반 도태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디젤 추진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총 12척 규모의 중장기 사업으로, 북극 해역과 태평양, 대서양에서의 초계 임무 수행 능력 확보가 핵심 목표로 거론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구성한 컨소시엄은 이 사업에 한화오션이 개발한 3천t급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을 제안했다. 해군은 이 잠수함이 디젤 추진 잠수함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작전 성능과 은밀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 국방부는 한국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을 적격후보로 선정해 숏리스트를 확정한 상태다.

 

캐나다 정부는 내년 3월 초까지 한국과 독일 측으로부터 최종 제안서를 접수한 뒤, 평가를 거쳐 5월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해군의 이번 훈련 지원과 기술력 홍보는 향후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캐나다 측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와 해군은 한미 연합 대잠훈련을 정례화하면서도, 동맹 및 우방국 해군과의 연합훈련 편승을 확대해 실질적인 안보 협력과 방산 수출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를 포함한 잠수함 수출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군사 외교와 기술 협력을 연계하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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