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전용 건기식 플랫폼"…동아제약, 팜베이직 확대로 시장 재편 노린다
약국 전용 건강기능식품이 경기 침체 속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아제약이 대한약사회와 손잡고 내놓은 팜베이직 브랜드는 대형 온라인몰과 대형마트 중심으로 재편된 건기식 유통 구조에 균형 변화를 가져올 카드로 평가된다. 특히 약국 채널만을 겨냥한 표준화된 라인업과 고품질 원료 전략이 맞물리며, 향후 약국이 단순 조제 판매를 넘어 생활밀착형 헬스케어 거점으로 전환되는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도를 약국 기반 건기식 시장 재편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동아제약은 약국 전용 실속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팜베이직을 공식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팜베이직은 동아제약과 대한약사회가 업무협약을 맺고 약국용 건강기능식품 코너를 위해 공동 기획한 전용 브랜드다. 일반 유통 채널과 분리된 약국 전용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만으로 구성됐다.

제품 구성은 소비자 수요가 높은 8개 건강 카테고리에 집중했다. 눈 건강을 위한 루테인지아잔틴, 혈행 개선을 목표로 한 오메가3, 장 건강용 프로바이오틱스, 멀티비타민·미네랄 종합영양, 간 건강용 밀크씨슬와 비타민B 복합, 혈압 관리를 겨냥한 코엔자임Q10 복합, 관절와 뼈 건강용 보스웰리아 복합, 혈당과 체지방 관리를 동시에 겨냥한 카테킨와 바나바 복합 제품이다. 제형은 정제와 캡슐, 포 형태로 나뉘지만 모두 30일 분량에 1일 1회 1회분 섭취로 통일해 복용 패턴을 단순화했다.
기술적 차별점으로는 원료 선택과 품질 관리 전략이 꼽힌다. 회사는 고흡수·고순도 원료를 사용하고, 원산지와 유전자변형 농산물 여부를 명확히 관리해 소비자 거부감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눈 건강 등 일부 제품에는 식약처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를 적용했다. 루테인지아잔틴과 보스웰리아추출물처럼 인체 적용시험 등 임상 근거를 확보한 성분을 활용해 기능성 신뢰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표준 규격 원료보다 심사 과정이 까다로운 만큼, 기능성 데이터 확보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
생산 체계는 자동화 공정과 대량 생산 기반으로 설계했다. 표준화된 제형과 통일된 복용 체계는 제조 효율을 높여 원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고급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약국에서 합리적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구조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약국 입장에서는 동일 브랜드 안에서 주요 건강 카테고리를 한 번에 진열할 수 있어 재고 관리와 상담 대응이 수월해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 간 과도한 선택 피로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시장 측면에서 팜베이직은 약국의 건기식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전망이다. 온라인 중심 판매가 확대되면서 약국 건기식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약사가 직접 상담과 복약 지도를 제공하는 채널 특성을 살린 전용 브랜드가 공급되면 차별화된 신뢰 자산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눈, 혈압, 혈당, 관절 등 만성·생활습관성 질환 관리 제품이 중심인 만큼,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비중이 높은 약국 방문객 특성과도 맞닿는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약국·드럭스토어 전용 건강기능식품 라인은 경쟁 포인트로 자리 잡아왔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드럭스토어 체인이 자체 브랜드로 비타민,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선보이며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관리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국내에서는 제약사와 약사회가 공동 기획한 약국 전용 브랜드라는 점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어, 향후 유통 구조와 가격 정책, 약사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확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 측면에서는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인정 범위 내에서 개발이 이뤄졌다. 고시형 원료와 개별인정형 원료를 혼합한 구조인 만큼, 성분별 일일 권장량과 상호작용, 중복 섭취 가능성에 대한 약사 안내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정부가 디지털 건강관리 서비스와 건기식 연계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할 경우, 약국 전용 브랜드가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해 복약 데이터, 건강 상담 기록과 연동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건강관리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가격으로 기본 건강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대한약사회와 공동 개발한 팜베이직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약국 전용 브랜드 전략이 온라인 중심으로 기울어진 건기식 시장에 균형을 줄지, 그리고 약사가 건강관리 컨설턴트 역할을 확대하는 계기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팜베이직이 약국 채널에서 실제로 자리 잡아 새로운 유통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