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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요건 모두 충족”…특검, 김건희 조사 하루 만에 신병 확보 총력전
정치

“구속영장 요건 모두 충족”…특검, 김건희 조사 하루 만에 신병 확보 총력전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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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특별검사팀과 김건희 여사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불법정치자금, 알선수재 등 중대 혐의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정치권과 사회는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시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 가능성에 술렁이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8월 7일 오후 김건희 여사에 대해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세 가지 혐의로 전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본격 수사 착수 36일 만이자, 김 여사 첫 소환 조사 직후 결정된 조치였다.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구속영장 요건에 모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법에 규정된 기준을 충족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에 대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타당한 이유, 증거 인멸 또는 도주 우려 등을 구속 요건으로 규정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해 증거 인멸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수사대상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등 총 16개 의혹 중 수사가 상당히 진행된 3가지에 집중됐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2009~2012년 주가조작에 김 여사가 ‘전주’로 돈을 댔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이 사건으로 권오수 전 회장 등 9명은 이미 유죄가 확정됐으며, 김 여사와 모친 계좌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는 법원 판단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올해 4월 서울고등검찰청이 재수사에 착수했고, 특검은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음 등 주요 증거를 확보하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녹음 파일에서 김 여사가 주가조작 전반을 인지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이 밖에 김 여사는 국민의힘 공천 개입과 2022년 건진법사 전성배를 통한 청탁 사건에도 연루돼 있으며, 스페인 방문 당시 고가 목걸이 미신고 등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도 거론됐다. 그러나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는 해당 혐의가 제외됐다.

 

특검팀이 수사의 범위를 넓히지 않고 신속하게 영장 청구를 추진한 배경에는 김 여사의 추가 소환 불응과 증거 인멸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영장실질심사는 다음 주 초 이뤄질 전망이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시 구속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내란 우두머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소환과 관련해, 향후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할 사안이 남아 있으나, 현재로서는 신병 확보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총선을 앞둔 민심에 직접적인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와 여야는 김건희 여사 영장 청구를 계기로 특검의 수사 결과와 정치적 책임을 두고 한층 더 격렬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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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특검#주가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