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달간 31% 급락에도 반등 신호”…리플XRP, 기술적 매수 시그널 속 공포 심리 확산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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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6일,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플XRP(엑스알피)가 두 달 새 30% 넘게 하락한 가운데 주요 기술적 지표가 반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투자자 정서는 극단적인 공포 국면에 진입해 향후 시세 흐름을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가상자산 전반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는 상황에서 XRP의 방향성이 단기 시장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페이퍼(Coinpaper)에 따르면 XRP는 최근 24시간 동안 약 1.91%, 주간 기준 7% 이상 추가 하락하며 2.03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2개월간 약 31% 밀려난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장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주봉 차트에서 TD 시퀀셜(TD Sequential) 지표가 매수 신호를 내고 있다며 중기적 반등 가능성을 제기했다. TD 시퀀셜은 기존 추세가 힘을 잃고 방향을 전환할 시점을 포착하는 데 활용되는 도구로, 장기간 매도 압력이 누적된 뒤 전환 국면을 가늠하는 보조 지표로 쓰인다.

리플 XRP, 2달간 31% 하락 속 기술적 반등 신호와 공포 심리 확산
리플 XRP, 2달간 31% 하락 속 기술적 반등 신호와 공포 심리 확산

마르티네즈는 특히 11월 말 이후 이어진 가격 다지기(Consolidation) 구간에 주목했다. 그는 XRP가 단기간 급락 후 좁은 범위에서 횡보를 반복하는 모습은 하방 압력이 완화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구간에서 의미 있는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기술적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TD 시퀀셜의 매수 신호가 유효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인페이퍼는 기술적 분석에 기반해 2.50달러를 다음 주요 저항선으로 지목했다. 해당 가격대는 지난가을 랠리 당시 핵심 피벗 포인트로 작용했던 구간으로, 상승 전환 시 강한 매물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매체는 TD 시퀀셜이 하락세 이후 긍정 신호로 전환될 때 통상 회복 단계가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전하면서도,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2.00달러 지지선 유지가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2.00달러선이 붕괴되면 차트상 반등 논리는 무력화되고 추가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다.

 

다만 외신 보도에 담긴 낙관적 해석은 기술적 지표와 단기 심리 데이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TD 시퀀셜의 매수 신호가 곧바로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고, 2개월간에 걸친 31% 낙폭 속에서 나타난 신호가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특히 공격적인 매도 이후 나타나는 제한적 상승을 의미하는 이른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평가다. 2.50달러 목표가 역시 과거 가격 패턴에서 도출된 수치로, 현재의 유동성 환경이나 글로벌 매크로 변수는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데이터 분석업체 샌티멘트(Santiment)는 투자자 정서가 XRP 시세에 미칠 영향을 부각했다. 샌티멘트에 따르면 최근 XRP 관련 소셜 채널에서는 비관적 언급이 급증했으며, 투자자들의 공포와 의심 수준은 지난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지표는 이른바 공포 구간(Fear Zone)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심리 흐름을 보이는 비트코인(Bitcoin)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역사적으로 극단적 공포 국면이 단기 반등의 전조로 작용했던 사례도 소개됐다. 샌티멘트는 지난 11월 21일 유사한 공포 지표가 포착된 직후 XRP가 3일 동안 약 22% 상승했던 전례를 상기시켰다.

 

이 같은 데이터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역발상 투자 관점에서 접근 가능성을 언급한다. 투자 심리가 극도로 냉각됐을 때 신규 매수세가 진입하면 단기 급등이 연출된 사례가 과거에도 적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현재의 공포 심리가 단순한 저점 신호가 아니라 중기 하락 추세의 연장선에 놓여 있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특히 2.00달러 지지선은 단순한 기술적 방어선이 아니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기능하고 있어, 이 가격대에서 거래량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반등 시도 자체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국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XRP의 움직임을 보다 넓은 환경 속에서 읽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USA)과 유럽(Europe)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위험자산 선호도 변화, 규제 리스크 등 거시 변수들이 알트코인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개별 코인의 기술적 신호만으로 방향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요 글로벌 매체들은 최근 보도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변동성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면서도, 개별 자산의 단기 급등·급락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XRP 투자자들이 TD 시퀀셜과 같은 보조 지표의 매수 신호에만 의존하기보다, 2.00달러 지지선 방어 여부와 실제 거래량, 그리고 글로벌 유동성 흐름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극단적 공포가 반등의 기회로 전환될지, 아니면 추가 하락의 전조가 될지는 향후 며칠간의 가격 움직임과 수급 상황이 가를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시장 참가자들은 XRP를 둘러싼 기술적 반등 시그널과 심리 지표의 괴리가 향후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어떤 파급 효과를 낳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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