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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RPG 이노티아4”…컴투스, 스팀 진출로 글로벌 재도전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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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액션 RPG 이노티아4가 PC 플랫폼으로 무대를 넓히며 고전 명작의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컴투스는 이 타이틀을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선보이며, 모바일 중심이던 이용자 접점을 PC 환경까지 확장했다. 스마트폰 초창기 세대를 사로잡았던 작품을 PC로 재가공해 내놓는 전략으로, 레트로 RPG 수요와 스팀 인디·클래식 유저층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다. 업계는 모바일 흥행작의 크로스 플랫폼 전환이 장기 라이프사이클 확보 경쟁의 분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본다.

 

컴투스는 액션 RPG 이노티아4의 스팀 서비스를 전 세계 동시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노티아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이노티아4는 전 세계 누적 20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된 모바일 RPG로, 2012년 애플 앱스토어 글로벌 출시 이틀 만에 유료 앱 인기 1위에 오른 후 구글 플레이스토어로 플랫폼을 넓혀 지금까지 서비스되고 있다.

이번 스팀 출시는 단순 포팅을 넘어 PC 사용성을 고려한 재구성이 적용됐다. 모바일 터치 입력을 전제로 설계된 UI와 화면 구성을 키보드·마우스, 콘솔 패드 등 다양한 입력 장치에 대응하도록 재정비했고, 고해상도 모니터에서도 픽셀 깨짐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그래픽 리소스를 최적화했다. 컴투스는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계열 컨트롤러까지 지원해 패드 중심 액션을 선호하는 PC 이용자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게임 본연의 구조는 캐릭터 빌드와 파티 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정통 액션 RPG다. 이용자는 암흑 기사, 암살자, 워락 등 6개 클래스 중에서 파티를 구성하고, 클래스별로 마련된 90여 종의 스킬을 조합해 전투 전략을 짜야 한다. 사막, 설원 등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400개 이상 맵을 탐험하면서 장비 파밍과 스킬 트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엔딩 이후에는 반복 도전형 콘텐츠인 무한 던전을 통해 고난도 보상을 노릴 수 있다.

 

서사 측면에서는 어둠의 암살자 키얀과 빛의 성녀 유샤의 갈등과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스토리라인이 강점으로 꼽힌다. 모바일 버전에서 서사와 캐릭터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만큼, 스팀에서도 스토리 중심 싱글 플레이 RPG를 찾는 이용자층을 겨냥한다는 구도다. 텍스트량이 많은 스토리 RPG 특성상 현지화는 필수 요소로, 컴투스는 스팀 버전에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5개 언어를 지원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 주요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모바일 히트작을 PC와 콘솔로 역이식해 수명을 연장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모바일 조작 구조를 유지한 채 단순 이식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화면 비율과 해상도, 입력 체계, UI를 함께 재설계해야 스팀 커뮤니티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컴투스가 스팀 버전 이노티아4를 별도 최적화 버전으로 소개한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스팀 진출이 컴투스의 IP 재활용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신작 개발과 더불어, 과거 성공한 모바일 IP를 PC 플랫폼에 맞게 재편하는 작업을 병행하면 개발 비용을 상대적으로 줄이면서도 신규 이용자와 복귀 이용자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서다. 특히 스팀은 인디·클래식 RPG 수요가 두터운 플랫폼으로, 한국 모바일 RPG가 어느 정도까지 유료 패키지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전성기 시절 구축한 IP를 어떻게 멀티 플랫폼으로 재가공하느냐가 향후 라이브 서비스 매출과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스팀 이용자 특성에 맞는 가격 정책과 업데이트, 커뮤니티 대응이 뒤따라야 실제 시장 안착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는 이노티아4의 PC 재도전이 국내 모바일 RPG의 플랫폼 확장 전략에 어떤 기준을 제시할지 주시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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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이노티아4#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