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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청, S-92 대형헬기 시뮬레이터 2029년까지 도입 추진…해상 구조훈련 본격화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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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구조안전 강화를 둘러싼 요구와 해양경찰청의 대응이 맞붙었다. 대형 헬기 사고 이후 훈련체계 부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양경찰청이 중앙정부 기관 최초로 전용 대형 헬기 시뮬레이터 도입에 나서며 향후 안전 정책 방향에 시선이 쏠린다.

 

해양경찰청은 11일 해상 임무 비행 훈련에 최적화된 S-92 기종 대형 헬기 시뮬레이터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비 설치 장소는 전라남도 무안군에 위치한 해양경찰청 무안 항공통합기지로 정했고, 2029년까지 총 221억9천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도입 예정인 시뮬레이터는 S-92 대형 헬기의 움직임과 진동, 소음을 실제처럼 구현하는 시스템으로 설계된다. 특히 함정에서의 이착함, 악천후 속 해상 구조, 야간 비행 등 고위험 상황을 반복 훈련할 수 있도록 해상 특수 임무 환경을 반영해 제작된다고 해경청은 설명했다.

 

국내에서 S-92 대형 헬기를 실제 운용 중인 기관은 군과 소방청, 해양경찰청 등이다. 그러나 S-92 기종에 특화된 시뮬레이터를 본격 도입하는 중앙정부 기관은 해양경찰청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향후 다른 운용기관의 훈련 수요를 묶어내는 통합 안전훈련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양경찰청은 그동안 시뮬레이터 도입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2022년 4월 제주 인근 해역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S-92 헬기가 수색 구조 지원 활동 중 추락해 해양경찰관 3명이 숨진 사고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시 사고를 두고 현장 대응 훈련 강화와 반복 비행훈련 시스템 구축 요구가 해경 안팎에서 제기됐고, 전문 시뮬레이터 도입 논의가 본격화됐다.

 

해경청 관계자는 이날 "내년도 예산안에 대형 헬기 시뮬레이터 도입 예산이 반영됨에 따라 사업 추진에 탄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뮬레이터가 도입되면 S-92 헬기 운용기관들과 함께 사용할 예정"이라며 군과 소방청 등 관계기관과의 공동 활용 방침을 밝혔다.

 

시뮬레이터 도입은 예산 확보와 장비 구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중장기 사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예산 반영으로 첫 관문을 통과한 만큼, 해양경찰청은 향후 세부 설계와 제작, 설치 일정을 확정해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해상 구조안전 강화와 연계된 훈련 인프라 정책을 함께 점검할 것으로 보이며, 해양경찰청은 시뮬레이터 도입 성과를 토대로 추가적인 항공·구조 안전대책도 검토할 예정이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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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s-92헬기#무안항공통합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