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나X 통과·자사주 블록딜…엘앤에프, ESG 데이터 무기 삼아 기술 경쟁력 부각
글로벌 공급망 데이터 호환성과 차세대 제품 투자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2차전지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 주가에 온기가 돌고 있다. 8일 장중 카테나X 샌드박스 테스트 통과와 자사주 블록딜 자금 조달 효과가 부각되며 단기 수급이 개선되는 흐름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유럽향 수주 모멘텀과 LFP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중장기 주가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8일 장중 기준 엘앤에프 066970 주가는 13만2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5.51 상승 중이다. 장중 한때 13만2700원까지 오르며 강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최근 한 달간 주가가 바닥권에서 큰 폭의 변동성을 동반한 반등을 시도하는 가운데,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기 저항선을 상향 돌파하려는 기술적 패턴도 관측되고 있다.
![[분석] 글로벌 공급망 데이터 통과… 엘앤에프(L&F), 양극재 기술 경쟁력 부상](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8/1765164891500_513392011.jpg)
최근 반등을 이끈 핵심 재료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데이터 네트워크인 카테나X 샌드박스 테스트 통과와 하이니켈 기술대상 수상이다. 대구 구지 공장에서 생산된 양극재의 탄소 배출량과 원료 추적 정보를 글로벌 완성차에 실시간 연동할 수 있게 되면서 ESG 데이터 투명성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이 강화하는 비관세 장벽을 완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만큼, 향후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는 NCMA95 제품 공급 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과 기관 중심의 손바뀜이 두드러진다. 지난 12월 3일 외국인이 93만주를 대량 순매수하며 수급 변곡점이 형성됐다. 이후 4일과 5일에는 각각 13만주, 5만주 규모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지만,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기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단기 반등 탄력이 강화되는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
동종 업계와 비교해도 주가 탄력은 상위권에 속한다. 에코프로비엠이 7.51 상승하며 소재주 강세를 이끄는 가운데 엘앤에프도 5.51 상승률을 기록하며 이른바 키 맞추기 흐름을 연출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16.5 수준으로 업계 평균 수준이며, 상장주식수는 3966만주, 시가총액은 5조1637억 원으로 코스피 103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형주 그룹 상단에 위치한 만큼 지수 방향성과 수급 변화에 민감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다만 밸류에이션 지표는 단기 실적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손실은 5587억 원으로 추정돼 적자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가수익비율 PER 산출은 의미가 크지 않고, 현재는 주가순자산비율 PBR 3.8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4년 말 기준 287 수준이 예상돼 재무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2025년 흑자 전환 기대가 서서히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어 실적 턴어라운드가 현실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크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가에 적잖은 영향을 준 자금 조달 이슈도 눈길을 끈다. 엘앤에프는 보유 중이던 자사주 100만주를 해외 기관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약 1281억 원의 운영 자금을 조달했다. 단기적으로 유통 물량 증가에 따른 오버행 우려를 자극했지만, 회사가 확보한 자금을 하이니켈 양극재 출하 대응과 LFP 양극재 전담 법인 설립 등에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은 중장기 성장 동력 확충 측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산업 환경을 보면 리튬 가격 하향 안정화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캐즘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인해 에너지저장장치 ESS 수요가 급격히 커지고 있어 새로운 성장 축이 형성되는 국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엘앤에프는 2027년까지 LFP 양극재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탈중국 공급망 수요와 ESS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상태다. 전통 하이니켈 중심 구조에서 LFP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혀 원가와 수요 리스크를 분산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과의 비교에서는 기술력과 증설 속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높은 하이니켈 기술 완성도와 공격적 투자 계획을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셀 메이커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비율과 큰 폭의 실적 변동성은 투자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삼성SDI 등 셀 메이커 대비 수익성 방어력이 약했던 만큼, LFP 진출로 제품 믹스를 개선해 마진 구조를 보완하는 과정이 향후 밸류에이션 갭 축소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단기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13만 원선 지지 여부가 중요 구간으로 부각된다. 외국인 수급이 13만 원대에서 재유입될 경우 직전 고점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 17만9882원과의 괴리가 여전히 큰 만큼, 실적 개선 신호가 구체화되면 점진적 갭 축소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도 제시된다. 반대로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이 지연돼 12만 원선이 무너질 경우 보수적인 접근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변수로는 리튬 등 핵심 광물 가격의 급격한 변동성과 자사주 매각 이후의 잠재적 오버행 이슈가 꼽힌다. 여기에 유럽과 북미 지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가 실질 수주 물량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히 체크해야 할 요소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전기차 및 ESS 수요, ESG 규제 강도, 핵심 광물 시세 등이 맞물리며 엘앤에프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면서도, 공급망 데이터 투명성과 LFP 확장을 토대로 한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유지될 여지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주가 흐름은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 가시성과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주요 고객사의 투자 계획과 함께 유럽 공급망 규제 추가 논의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