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XRP 플래시 크래시 임박”…암호화폐 시장, 레버리지 청산 우려와 반등 기대 교차

윤가은 기자
입력

2025년 12월 7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 매체 타임스 타블로이드(Times Tabloid)가 리플 XRP(엑스알피)의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순간 폭락)’ 가능성을 제기한 분석을 보도하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전망은 최근 비트코인의 급락과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 국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 엑스트라보드(ExtraVod)는 XRP가 본격적인 회복에 나서기 전 단기적인 급락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XRP는 현지시각 12월 4일 한때 2.21달러까지 반등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2.03달러 선으로 밀려났다. 그는 이 조정이 더 깊은 하락의 전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플 XRP ‘플래시 크래시’ 임박설… “유동성 청산 후 반등 전망”
리플 XRP ‘플래시 크래시’ 임박설… “유동성 청산 후 반등 전망”

이 같은 관측의 배경에는 비트코인(BTC)의 급락이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9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급격한 조정을 겪었고,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축소가 동반됐다. 코인글래스(CoinGlass)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해당 구간 24시간 동안 약 4억 1천260만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시장 전반의 유동성 위축과 변동성 확대가 동시에 진행됐다. 암호화폐 시장 구조상 비트코인 변동이 알트코인 가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XRP 역시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엑스트라보드는 특히 XRP의 중기적 가격 패턴에 주목했다. XRP는 2025년 4월 이후 1.61달러, 10월 1.77달러, 11월 1.81달러, 12월 초 1.98달러 등으로 저점을 꾸준히 높여 온 흐름을 보여 왔다. 그는 이른바 ‘저점 높이기’ 구조가 겉으로는 강세 신호처럼 보이지만, 각 구간 사이 가격대가 지나치게 좁아 손절매(스톱로스) 주문이 좁은 범위에 밀집돼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분석에 따르면 시장 조성자(Market Maker)들은 이 스톱로스 물량을 한꺼번에 체결시키며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격을 급락시킬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특정 가격대 아래로 짧은 시간 내 가격이 미끄러진 뒤, 대기 매수세 유입과 함께 빠르게 반등하는 패턴이 반복 관찰돼 왔다. 엑스트라보드는 XRP가 단기간에 저항·지지 구간을 하향 돌파하는 ‘플래시 크래시’ 양상을 보인 후 기술적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술 지표도 그의 시각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엑스트라보드는 주간 단위 상대강도지수(RSI)에서 하락 다이버전스가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은 고점을 높여가지만 RSI는 오히려 낮아지는 패턴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격이 단기 급락해 RSI가 통상 과매도 구간으로 평가되는 30 이하로 진입할 경우, 이후 강한 기술적 반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외신이 인용한 이번 전망은 차트 패턴과 시장 조성자 개입 가정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된다. 플래시 크래시는 일반적인 가격 조정과 달리 알고리듬 오류, 주문 서버 장애, 극단적 공포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나타나는 예외적 현상이다. 단순히 스톱로스 밀집 구간을 하회하는 조정만으로 플래시 크래시를 예단하는 접근은 개념상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보도된 분석은 미국(USA)의 통화정책, 리플 랩스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 후속 리스크, 기관투자가의 실질 수급 동향 등 거시경제 및 펀더멘털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유동성 청산이 항상 급격한 폭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숏·롱 포지션이 동시에 정리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가격이 안정되거나 제한된 조정으로 마무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XRP를 둘러싼 향후 가격 변동성이 기술적 지지선 방어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시점에서 1.98달러와 1.81달러 구간이 주요 방어선으로 거론되며, 이 영역 아래로 깊이 하락할 경우 엑스트라보드가 언급한 유동성 청산성 급락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반대로 해당 지지선 근방에서 거래량이 동반된 매수세가 포착되면 ‘플래시 크래시’ 우려는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 높은 연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XRP가 독자적인 랠리나 조정을 전개하기보다는 BTC 방향성에 따라 동조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결정, 규제 환경 변화, 주요 거래소의 상장·상폐 이슈 등이 향후 수개월간 XRP 가격 형성에 더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글로벌 암호화폐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폭락 임박’이라는 자극적 표현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투자자들이 공포 심리에 휘둘려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하거나 반대로 패닉셀에 나설 경우, 실제 변동성이 불필요하게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고 주요 지지선 인근에서의 실제 거래량과 온체인(블록체인 상) 지표를 함께 점검하는 보수적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 이탈 여부와 글로벌 유동성 흐름, 규제 환경 변화가 맞물리며 XRP 가격 경로를 좌우할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시장 참여자들은 ‘플래시 크래시’라는 표현에 가려진 구조적 위험과 기회를 가늠하며, 단기 급락 가능성과 중장기 반등 잠재력을 동시에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 논쟁이 과열된 가상자산 시장에 어떤 경보음과 교훈을 남길지 주목된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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