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공급 축소에 휘발유 8.8%↑”…키르기스스탄, 연료값 급등 경고에 물가불안 확산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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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4일, 키르기스스탄(Kyrgyzstan) 당국이 러시아(Russia)산 연료 공급량 급감으로 휘발유 가격 등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폭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정유 인프라가 우크라이나(Ukraine)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국내 재고는 한 달 분량밖에 남지 않아 물가불안이 커지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반독점규제청 오모로프 부청장은 “러시아 연료 공급이 감소하면서 앞으로 수주 내 국내 연료 가격이 최대 15%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각각 8.8%, 6.3% 급등해 연료비 인상이 체감되고 있다. 공급 차질의 배경에는 지난해 8월 이후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 가동률이 최근 수주간 20% 가까이 떨어진 영향이 지목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연료 가격 급등 우려…러시아 공급 감소에 휘발유 8.8%↑
키르기스스탄 연료 가격 급등 우려…러시아 공급 감소에 휘발유 8.8%↑

이 여파로 러시아는 연말까지 연료 수출을 제한해 자국 내 공급을 우선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전체 연료의 상당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해 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공급 축소로 재고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주요 정유소에서 휘발유 품절 사례가 이미 나타났으며, 현재 남은 재고는 한 달 분량에 그친다”고 진단했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Rosneft) 등과 연료 공급 안정회를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내달 총선을 앞두고 연료난과 국민 불만이 확산되며 국가 경제와 사회 전반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얽힌 키르기스스탄뿐만 아니라 인접국 카자흐스탄(Kazakhstan) 등도 자국 내 연료와 공공요금 가격 통제에 돌입하는 등 중앙아시아 전역에 연쇄적 충격이 미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연료 안보와 경제적 안정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최근 평가했다. 아울러 몇몇 키르기스스탄 은행들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독자 제재 대상에 포함돼,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친러 정책을 유지해온 자파로프 대통령 아래서도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줄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급 축소와 가격 불안이 이어지며 중앙아시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키르기스스탄 등 역내 국가들이 이번 에너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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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러시아#연료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