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4,135로 약보합 마감”…연준 25bp 인하 경계 속 SK하이닉스 급등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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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경계 심리가 이어지며 0.21% 내린 4,135.00에 약보합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25bp 인하 가능성을 대체로 수용한 가운데 향후 금리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형 기술주와 일부 성장주의 강세가 지수 하락 폭을 제한하는 양상이다.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와 장기금리 전망이 글로벌 증시 흐름을 좌우할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55포인트 0.21퍼센트 떨어진 4,135.00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15.50포인트 0.37퍼센트 오른 4,159.05에 출발한 직후 한때 4,172.64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종일 보합권 등락을 거듭했다.

코스피 0.21% 하락 마감…연준 25bp 인하 경계 속 SK하이닉스 3.7% 급등
코스피 0.21% 하락 마감…연준 25bp 인하 경계 속 SK하이닉스 3.7% 급등

수급 측면에서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은 각각 3,005억 원, 878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반면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3,736억 원을 순매수해 조정 국면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락 폭을 제한했다. 다만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084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482억 원, 531억 원 규모로 순매수해 현물과 선물 간 수급 방향이 엇갈렸다.

 

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내린 1,470.4원에 형성됐다. 환율 안정 기조가 이어졌지만 연준 회의를 앞둔 관망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

 

전날 뉴욕 증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혼조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는 각각 0.38퍼센트, 0.09퍼센트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13퍼센트 상승했다. 미국 증시의 방향성 부재가 국내 투자심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국내에서는 FOMC 결과를 지켜보려는 관망 기조가 되레 강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0.25퍼센트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과 점도표를 통한 내년 금리 인하 횟수, 장기금리 예상 수준에 시선이 쏠렸다. 연준 내부에서 인하 속도를 둘러싼 견해차가 드러난 가운데, 추가 인하 여부와 속도가 당분간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경계가 작용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는 차별화 움직임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37퍼센트 내린 10만8천 원에 거래를 마치며 소폭 약세를 보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자사주를 미국 주식예탁증서 ADR 형태로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 여파로 3.71퍼센트 오른 58만7천 원에 마감해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해외 상장 추진 이슈가 글로벌 투자 수요 확대 기대를 자극하면서 관련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하락 종목이 우위를 보였다. NAVER는 1.41퍼센트, KB금융은 1.19퍼센트, HD현대중공업은 1.04퍼센트, 셀트리온은 0.85퍼센트, LG에너지솔루션은 0.45퍼센트 각각 내렸다. 반면 SK스퀘어는 0.31퍼센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30퍼센트 상승 마감해 선택적 매수세 유입을 반영했다.

 

업종별로는 수급이 온도차를 보였다. 코스피 업종 지수 가운데 오락문화가 1.21퍼센트 오르며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전자 0.89퍼센트, 비금속 0.61퍼센트, 부동산 0.29퍼센트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전기가스는 1.82퍼센트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고, 유통 1.70퍼센트, 보험 1.58퍼센트, 운송장비부품 1.53퍼센트, IT서비스 1.47퍼센트, 증권 1.30퍼센트 등은 약세를 보였다. 방어주로 분류되는 일부 업종과 내수 관련 업종에서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5포인트 0.39퍼센트 오른 935.0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1.02포인트 0.11퍼센트 오른 932.37에 출발한 뒤 한때 0.43퍼센트 내린 927.36까지 밀렸으나 이후 반등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99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03억 원, 35억 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성장주에 대한 외국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개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물량을 소화한 모습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에서는 업종별,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에이비엘바이오는 9.02퍼센트 급등했고, 삼천당제약은 5.27퍼센트, 펩트론은 5.06퍼센트, 리가켐바이오는 3.11퍼센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72퍼센트 오르는 등 일부 바이오와 로보틱스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신성장 섹터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파마리서치는 0.77퍼센트, HLB는 0.71퍼센트, 보로노이는 0.68퍼센트 하락해 차익 매물이 유입된 종목도 나타났다.

 

거래대금은 양 시장 모두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2조5,721억 원,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10조1,730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정규마켓을 합한 거래대금은 7조157억 원 수준이었다. 정규 시장 외 대체거래 플랫폼에서도 활발한 매매가 이뤄지며 유동성이 분산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이경민,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일 새벽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가 대체로 하락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강세가 코스피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연구원은 시장이 금리 인하를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 여전히 많다고 진단했다. 최근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과 호주, 캐나다 등 주요 중앙은행이 내년에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이 연준의 정책 스탠스와 점도표상의 장기금리 전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연준 회의 결과와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환율 및 글로벌 채권금리 흐름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연준의 추가 인하 여부와 글로벌 긴축 재개 가능성이 성장주와 금융주 등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심화시킬지 관심을 두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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