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PBR 1배 밑으로…임원 축소·ESS 확대로 체질 개선 bets
삼성SDI 주가가 전기차 수요 둔화와 북미 설비 투자 부담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에너지저장장치 ESS 사업과 경영 효율화 기대가 맞물리며 저점 다지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단기 실적 악화 국면을 지나 중장기 체질 개선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며, 내년 ESS 실적 가시화 시점이 주가 방향을 가를 변곡점으로 거론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28일 삼성SDI 종가는 29만9,500원으로, 전일 대비 1.16퍼센트 하락 마감했다. 11월 26일에는 기관의 대량 매수에 힘입어 7.03퍼센트 급등하며 30만 원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차익 매물이 나오며 29만 원 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전기차 캐즘에 따른 실적 둔화 우려와 ESS 성장 기대가 충돌하는 가운데 2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지지를 시험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실적 압박보다 구조적 반등 여력에 시선을 두는 분위기다. 전기차 수요 정체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고정비 부담이 커졌지만, 북미 ESS 시장 확대와 경영 효율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중장기 체질 개선 기대가 투자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11월 27일 약 6만8,000주를 순매도하는 등 최근 매도 우위를 이어가며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반면 기관은 26일 약 7만9,000주를 대거 순매수해 급등을 이끌었고, 27일에도 약 1만7,000주를 추가 순매수하며 방어적 매수세를 유지했다. 외국인 매도가 강해지는 구간에서는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기관의 저가 매수가 유입될 때마다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는 패턴이 관찰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삼성SDI는 약 24조1,353억 원 규모로 코스피 28위를 기록한다. 상장주식수는 8,058만여 주이며, 외국인 지분율은 24.49퍼센트로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비엠 등 동종 2차전지주 가운데 상위권이다. 시총 비중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다소 줄었지만, 글로벌 자금 유입·이탈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저평가 구간 진입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의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0.84배 수준으로, 청산가치를 밑도는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수익성은 부담 요인이다. 제공된 자료 기준 2024년 12월 예상 영업이익은 3,633억 원으로 집계되지만 2025년에는 대규모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실적 눈높이가 크게 낮아진 상태다. 배당수익률은 0.32퍼센트 수준에 그치고 있어 현 시점에서는 배당 매력보다 향후 이익 회복 속도에 주가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부채비율은 80퍼센트대로 관리돼 재무 건전성은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내부 변수로는 고강도 쇄신 인사가 꼽힌다. 삼성SDI는 올해 정기 임원 승진 인원을 8명으로 크게 줄였다. 전년 대비 축소된 인사 규모는 업황 부진 속 비용 구조 개선에 방점을 찍은 비상 경영 체제로 해석된다. 회사는 성장 드라이브보다는 생산 효율과 수율 개선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전면에 배치해 외형 확장보다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는 보수적 스탠스가 투자 심리를 제약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정비 절감과 수익성 회복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 환경에서는 북미 투자와 ESS 수요 확대가 상반된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북미 생산시설 증설 본격화로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가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을 깎아먹고 있는 점이 주가 상승을 가장 크게 제약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AMPC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초기 투자 비용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고출력 ESS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화재 안전성이 강점인 삼성SDI 각형 배터리 기술력은 재조명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미국 ESS 매출 본격화 여부를 핵심 변수로 본다. 울산과 중국 공장의 ESS 라인 가동률이 점차 오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가 공급하는 수냉식 냉각 시스템은 안전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고객 요구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이재용 회장이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과 배터리 협력을 논의한 점, 르노트럭 등 글로벌 상용차 업체로 공급처를 넓힌 점도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삼성SDI의 강점은 PBR 1배 미만 저평가 구간과 ESS 기술 경쟁력이다. 각형 배터리 기반 ESS 포트폴리오는 LFP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프리미엄을 제공해 고부가 시장에서 가격 방어력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기조와 생산능력 캐파 확장 속도 조절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공격적 증설로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는 경쟁사와 달리 수익성 방어를 우선하면서, 향후 업황 반등기에 시장 지배력 유지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30만 원선 안착 여부가 핵심으로 꼽힌다. 기관 수급 개선이 이어질 경우 1차 저항선으로 거론되는 31만 원 돌파 시도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적 분석상 이 구간을 상향 돌파하면 32만 원대까지 추가 반등 여지가 열려 있다는 평가다. 반대로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29만 원 지지선이 붕괴될 경우, 직전 저점대인 28만 원대까지 추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공존한다.
중기 전망에서는 내년 상반기 ESS 실적 가시화 시점이 추세 전환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ESS 매출 성장과 북미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 상쇄 여부, 전기차 수요 회복 정도에 따라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포드와 링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PHEV 차량 배터리 리콜 이슈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급변 가능성 등은 잠재 리스크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테마성 뉴스에 따른 주가 급등락보다 기관 수급 추이와 분기별 적자 폭 축소 여부를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가동률 회복과 ESS 성장으로 이익 체력이 개선될 경우 현 수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지만, 업황 회복이 지연될 경우 저평가 구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계론도 병존한다. 시장에서는 내년 ESS 성장과 북미 사업 수익성 전환 속도에 삼성SDI의 주가 향방이 달려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