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NCM 전구체 65억달러대 공급계약…피노, 엘앤에프와 매출 31% 규모 딜 성사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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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M 전구체 공급 계약이 12월 3일 공시되며 2차전지 소재 산업 내 중견 공급사인 피노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연간 매출의 30%를 웃도는 규모의 대형 수주가 확보되면서 향후 수익 구조와 주가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전방 산업인 이차전지 수요 확대와 소재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이번 계약의 전략적 의미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피노는 12월 3일 2차전지 양극활물질 제조사 엘앤에프와 NCM 전구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확정 계약 금액은 9,611,184,000원이며, 2024년 개별재무제표 기준 피노의 최근 매출액 30,676,302,081원 대비 31.33% 수준이다. 계약 기간은 2025년 11월 22일부터 2026년 2월 2일까지로, 공급 지역은 엘앤에프가 지정하는 국내 장소로 명시됐다.

[공시속보] 피노, NCM 전구체 공급계약 체결→매출 비중 31% 규모 달성
[공시속보] 피노, NCM 전구체 공급계약 체결→매출 비중 31% 규모 달성

이번 계약의 결제 조건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다. 공시에 따르면 계약금이나 선급금은 별도로 지급되지 않으며, 피노는 납품 후 대금을 수령한 뒤 55일 이후에 최종 결제를 받는 구조다. 공급 방식은 외주생산으로 분류됐고 자체생산은 적용되지 않는다. 계약 일자는 피노가 서명해 회신한 2025년 12월 3일로 기재됐으며, 계약 금액 9,611,184,000원은 같은 날 서울외국환중개 고시 기준 환율 1달러당 1,469.60원에 따라 산정된 6,540,000달러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이번 계약 규모 산정과 관련해 “최근 매출액은 2024년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작성됐고, 계약 상대방의 최근 매출액은 K-IFRS 기준 2024년도 연결 매출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과 관련한 변동 사항이 발생할 경우 즉시 정정 공시를 통해 시장에 알릴 계획”이라며 정보 공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피노가 엘앤에프와의 거래를 통해 2차전지 소재 공급망 내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NCM 계열 양극활물질 제조 및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두 회사는 최근 3년간 동일한 유형의 공급 계약을 이행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적인 거래 이력은 중장기 관점에서 안정적인 매출원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외주생산 방식이라는 점에서 원가 구조와 수익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소재 업계에서는 환율 변동과 원자재 가격이 수익성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만큼, 이번 계약에서 적용된 환율 기준과 향후 환율 흐름이 실적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결제까지 최대 두 달가량의 시차가 존재해 운전자본 부담과 금융비용 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에너지밀도 NCM 계열 배터리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엘앤에프와 같은 대형 양극재 업체와의 연속적인 공급 계약은 피노가 전구체 분야에서 신뢰를 쌓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며 “향후 추가 수주 여부와 생산능력 확충 계획이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 차원의 별도 정책이나 규제 변화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2차전지 산업은 정부의 전략산업 지원 기조와 맞물려 있다. 향후 세제 혜택, 연구개발 지원, 수출 지원 프로그램 등에 따라 소재 업체들의 투자와 공급계약 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공급망 다변화와 국내 생산기지 강화 정책은 중소·중견 소재 기업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피노와 엘앤에프는 이번 계약의 시작일을 피노의 예상 출하일, 종료일을 엘앤에프로부터 대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으로 기재했다. 양사 모두 과거 3년간 동일 공급계약을 이행한 만큼, 실제 공급 물량과 정산 과정에서 추가 조정이 발생할 여지도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공시 후 주가와 거래량 변화를 지켜보며 향후 실적 반영 시점과 이익 기여도를 가늠하는 분위기다.

 

향후 피노의 실적과 주가 흐름은 추가 수주 여부, 환율과 원자재 가격, 2차전지 수요 사이클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 계획과 전기차 판매 지표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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