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씨슬 간 건강 도움될까”…식약처, 섭취 주의사항 짚었다
밀크씨슬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자리 잡으며 간 건강 관리 수요를 겨냥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연말 음주가 잦아지면서 간 보호를 내세운 제품 문의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밀크씨슬이 독성 평가에서 비교적 안전한 수준으로 확인됐지만, 알레르기나 위장관 장애 등 개인별 부작용이 보고된 만큼 약물 복용 여부와 기존 질환을 고려한 섭취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에서는 기능성 원료 다변화와 더불어, 소비자 대상 안전성 정보 제공이 건강기능식품 산업 신뢰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밀크씨슬 카르두스 마리아누스 추출물은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된 기능성 원료다. 제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원재료를 그대로 주정 또는 물과 주정 혼합물로 추출하거나, 압착 또는 헥산으로 탈지한 뒤 주정 추출, 여과, 농축, 정제 과정을 거치는 제조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제조 공정과 유효 성분 함량이 일정 수준 이상 관리돼야 기능성 표시를 허용한다는 의미다.

밀크씨슬은 지중해와 북아프리카가 원산지인 국화과 식물로, 전통 의학에서는 씨앗을 만성간질환 등 간 손상 보호 목적으로 활용해 왔다. 핵심 성분으로 알려진 실리마린은 여러 플라보놀리그난 화합물이 섞인 복합체로,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손상을 줄이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유럽에서는 이 성분을 간장치료제 또는 식이보충제로 사용해 왔고, 알코올성 간 손상이나 약물성 간 손상을 줄이는 보조 요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기존 비특이적 영양제에 비해, 간세포를 직접 보호하고 재생을 돕는 방향의 기전이 제시된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단회 및 반복투여 독성시험에서 뚜렷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고,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체적용시험에서도 섭취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 반응이 보고되지 않았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로서 기본적인 독성 우려는 크지 않은 셈이다. 다만 실제 시장에서는 연령, 동반 질환, 동시 복용 약물 등 조건이 제각각인 소비자가 섭취하게 되는 만큼, 임상시험에서 포착되지 않은 개인별 이상 반응 가능성에 대한 정보 제공이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식약처는 섭취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경구 섭취 후 일부 사람에게서는 두드러기, 습진, 피부 발진,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 구토, 복부 팽만, 설사 등 위장관계 장애가 보고된 바 있어 설사, 위통, 복부 팽만이 반복될 경우에도 복용을 멈추고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간 건강을 목적으로 제품을 선택했더라도 위장 장애나 전신 과민반응이 생기면 일상생활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과의 상호작용도 핵심 체크 포인트다. 밀크씨슬은 골다공증 치료제인 라록시펜과 함께 섭취할 때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당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는 의료진과 상의한 뒤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라록시펜 외에도 간에서 대사되는 약물을 다수 복용하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이라도 간 효소 대사 경로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는지 전문가와 확인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밀크씨슬 외에도 간 기능성 원료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식약처는 밀크씨슬추출물뿐 아니라 브로콜리스프라우트분말, 표고버섯균사체 및 그 추출물, 복분자추출분말, 헛개나무과병추출물, 유산균발효다시마추출물을 함유한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활성산소 제거, 간 해독 효소 유도, 간세포 보호 등 기전이 서로 다른 원료가 동시에 제도권 안에서 관리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간 건강 기능성 시장에서는 원료별 효능 차이뿐 아니라 제조 공정, 유효 성분 표준화, 장기 섭취 시 안전성 데이터 등이 경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밀크씨슬 외에도 커큐민, N 아세틸시스테인 등 다양한 간 보호 후보 물질이 보충제 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국제 기준에 맞는 품질 관리와 임상 근거 축적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간 기능성 제품의 선택과 섭취가 의료 행위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미 간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라면 건강기능식품을 추가하기에 앞서 담당 의사와 상의해 약물 조합과 간 수치 변화를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건강기능식품 산업 전반에서는 기능성과 안전성, 소비자 보호 제도가 균형을 이루는지가 향후 성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계는 간 건강 제품이 실제 임상 현장과 일상에서 신뢰받는 선택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