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백토서팁·MP010 기술이전 모색”…메드팩토, JP모건서 항암제 딜 가속 전망

윤찬우 기자
입력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메드팩토가 내년 초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대 투자 행사에서 기술 이전 협상에 나선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과 정밀의료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AI 기반 후보물질 발굴 경쟁까지 더해지며 유망 파이프라인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집중되는 구도다. 업계에서는 메드팩토의 이번 행보가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기술 수출 확장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메드팩토는 2025년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항암제 후보물질 백토서팁과 신규 파이프라인의 기술 이전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회사는 중국과 유럽, 북미권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차례로 만나 백토서팁을 포함한 파이프라인 협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백토서팁은 TGF베타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후보물질로 알려져 있다. TGF베타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해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주요 인자로 꼽힌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이 이 경로를 조절해 PD-1, PD-L1 계열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을 높이는 병용요법 기반 후보물질이라고 설명해 왔다. 회사 측은 여러 암종에서 효능이 관찰됐다는 점을 내세워 기존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보완하는 차세대 조합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드팩토가 공개한 또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 MP010은 전임상 단계에서 높은 완전관해율을 보인 항암 후보물질로 소개됐다. 완전관해는 동물모델 등 실험계에서 종양이 영상과 조직검사 상 검출되지 않을 수준으로 사라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회사는 MP010이 종양 성장 억제뿐 아니라 종양 소실 수준의 반응을 유도했다는 전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우정원 사장과 김새롬 미국법인장이 참석해 다수의 일대일 미팅을 진행한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의 리저널 딜을 통해 권역별 권리를 분할해 기술 수출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중국, 유럽,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개발과 상업화를 현지 파트너사가 담당하는 구조로, 대형 제약사 입장에서는 개발 리스크를 분산하면서 특정 암종과 병용 조합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항암제 시장에서는 면역관문억제제, 표적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 등 모달리티가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다. 동시에 유전체 분석 기반 정밀의료와 AI 신약 설계 플랫폼이 결합되면서, 특정 바이오마커를 가진 환자군을 선별해 반응률을 높이는 전략이 핵심 경쟁 축으로 떠올랐다. 백토서팁과 MP010 역시 궁극적으로는 종양 유전체, 면역 프로파일 등과 연계된 정밀 병용요법 포지셔닝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AI와 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한 항암 파이프라인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유럽의 다수 바이오텍은 딥러닝 기반 후보물질 설계와 임상 반응 예측 모델을 적극 도입해 초기 후보 발굴과 임상 설계 기간을 줄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메드팩토가 백토서팁과 MP010에 대한 차별화된 바이오마커 전략과 데이터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JP모건 현장에서의 협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과 투자자 2만 명 이상이 모이는 최대 규모의 헬스케어 투자 및 파트너링 행사로, 기술 수출과 공동개발, 지분투자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장으로 평가된다. 각국 규제기관의 심사 강화와 임상 비용 상승으로 신약 개발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파이프라인 단계별 라이선스아웃과 공동개발 계약은 중소 바이오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다양한 암종에서 효과가 관찰된 백토서팁의 리저널 딜과 MP010의 글로벌 파트너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메드팩토가 JP모건 무대에서 어느 수준의 계약 조건을 이끌어낼지가 국내 항암 신약 개발 기업 전반의 몸값과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메드팩토의 기술이전 전략이 실제 계약과 임상 확대로 이어져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메드팩토#백토서팁#mp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