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 건조 승인 한미동맹 전환점"…장동혁, 美대사대리와 북중러 견제 공조 강조
한미 안보 공조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제1야당 대표와 주한 미국 외교 라인이 핵추진잠수함 협력을 계기로 맞붙었다. 인도태평양 지역 세력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군사·경제 의제를 어디까지 확장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를 만나 미국의 한국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 문제와 역내 안보 환경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양측은 핵잠 협력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하면서도 인도태평양 질서, 관세 협상 등 포괄적 의제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장 대표는 접견에서 미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 결정을 두고 "미국이 한국에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것은 한미동맹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께서 큰 결단을 해주신 데 대해 제1야당 대표로서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야당 대표가 직접 미국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사의를 전한 것은, 핵잠 협력이 동맹 차원의 중대 변수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한미동맹의 전략적 방향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은 한미동맹을 토대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유사 입장국과 강한 연대를 통해 북중러 연대에 맞서야 하며 역내 질서를 변경하려는 어떤 시도도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핵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핵추진잠수함 전력을 북중러 연대 견제를 위한 핵심 자산으로 상정하면서, 인도태평양 전략과 직접 연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는 한국의 동맹 역할을 높게 평가하며 한미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한국이 모범적인 동맹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안보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그 부담을 기꺼이 짊어지려는 것을 계속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방위·안보 분야에서 일정한 부담을 감수하는 한, 미국이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케빈 김 대사대리는 핵추진잠수함 협력의 실무적 측면도 언급했다. 그는 "그렇기에 핵잠과 관련해 한국이 제대로 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한미대사대리로서 근무하는 동안 이런 의제를 더 증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핵잠 사업이 단발적 조치가 아니라 중장기 협력 과제로 다뤄지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양측은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의 후속 이행 과제도 논의했다. 케빈 김 대사대리는 조인트 팩트시트 관련 언급에서 "팩트시트 이행을 위해 추진할 의제는 외교 현안뿐만 아니라 경제, 국방 현안도 총망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포괄적인 의제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한국의 미래는 미국에, 미국의 미래는 한국에 달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안보와 통상, 산업이 결합된 동맹 구조를 재확인한 대목이다.
정치권에선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과 조인트 팩트시트 이행을 둘러싸고 향후 여야 공방이 거세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보 강화와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 확대를 지향하는 흐름과 함께, 국방 예산 부담과 대중국 관계 파장 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맞설 수 있어서다.
국회는 향후 관련 예산 심사와 외교·안보 현안 점검 과정에서 한미 핵잠 협력의 범위와 조건을 세밀하게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한미동맹 강화와 국익 보호 방향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