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협력은 곧 한국과의 협력"…김민석, 방산 수출·관세협상 성과 강조
정책 성과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무총리실과 방산 업계가 한자리에 모였다. K-방산 수출 확대와 관세협상 성과를 둘러싼 정치적 의미가 부각되며 정부·기업 간 관계 설정을 둘러싼 논쟁도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방산 리더스 조찬 포럼 격려사에서 K-방산 수출 전략과 정부·기업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방산 산업을 이재명 정부의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하면서도, 투명한 정부-기업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김 총리는 "K-방산과의 협력이 대한민국 전체와의 협력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는 관점에서 방산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방산 기업과의 거래는 곧 한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50여 년 전만 해도 소총 한 자루도 만들지 못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최첨단 기술력을 토대로 미사일, 전투기, 잠수함을 수출하는 방산 강국으로 도약했다"며 "전 세계가 K-방산과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수입 의존 구조에서 수출 주도 구조로 옮겨간 산업 변화를 부각한 셈이다.
김 총리는 최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계기 일화를 언급하며 K-방산의 위상을 설명했다. 그는 APEC 기간 한화조선소를 찾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총리께서는 한화라는 한 기업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상대로 하고 있다"고 말한 사실을 소개했다. 방산 기업 뒤에 정부와 국가 역량이 결합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정부의 방산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총리는 인공지능 AI와 무인로봇 등 최신 기술 도입을 전제로 "인공지능, 무인로봇 등 최신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있고, 향후 규제 완화를 통해 개발, 도입 절차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혁신과 절차 간소화를 동시에 추진해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그는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려 한다"며 "정부가 여러 정책 판단을 할 때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얼마나 배려하는지 잘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방산 분야에서도 대기업 중심 구조에 대한 경계와 함께, 공급망 전반의 동반 성장을 정책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성과로 관세협상 타결과 APEC 정상회의를 꼽았다. 그는 "관세협상 타결 과정에 미국 측에서도 그렇게 얘기할 정도로 한국 정부와 기업이 정말 원팀이 돼 움직인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관세 장벽 완화가 방산을 포함한 수출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란 기대감도 배경으로 깔린 발언이다.
정부·기업 관계의 원칙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다. 김 총리는 "기업과 정부의 관계가 얼마나 투명한가 하는 것이 경제의 선진화, 그 나라의 선진화 척도로서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이재명 정부, 국민주권 정부는 그런 점에서 정말 투명하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과거 정권과 다른 기업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대목이다.
그는 거듭해 "기업, 국회, 정부가 원팀으로 뭉쳐 윈윈하고, 그 과정이 투명하고, 과실은 특정 기업이 아니라 모든 방산 산업과 국민이 누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방산 수출의 이익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지 않고 산업 생태계와 국민 전체에 환류돼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방산 수출 확대와 관세협상 타결을 둘러싼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여권은 수출 지형 변화와 외교 성과를 앞세워 이재명 정부의 경제 리더십을 부각하고 있고, 야권은 재정 건전성과 산업 편중을 우려하며 제도적 안전장치와 철저한 국회 통제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는 향후 방위산업 관련 예산과 규제 완화 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방산 수출 전략과 기업 지원 방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는 관세협상 후속 조치와 방산 수출 촉진 정책을 구체화하는 한편, 국회와의 협의를 통해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