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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첫해, 면역이 관건”…폐렴구균 백신 접종 속도전 본격화
IT/바이오

“생후 첫해, 면역이 관건”…폐렴구균 백신 접종 속도전 본격화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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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첫해 영아가 폐렴구균 등 세균성 감염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신속한 면역 형성과 백신 접종이 영유아 건강관리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외부 환경 노출 시기가 앞당겨진 사회적 변화 속에, 업계는 백신 접종 후 실제 감염 예방 효과가 언제부터 나타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1세 미만 아이는 면역 체계 자체가 아직 완성되지 않아, ‘면역 공백기’라는 취약 시기를 거친다. 폐렴구균은 이 기간 뇌수막염, 폐렴, 급성 중이염 등 중증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조기 보육기관 이용이 늘면서 선제 차단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12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국가필수예방접종에서, 생후 1년 내 맞아야 하는 백신만 19종에 달한다. 폐렴구균성 감염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12개월 미만 발생률이 가장 높고, 이 시기 중이염과 폐렴으로 병원을 찾는 영유아 비중 역시 국내외 데이터 모두 절반을 넘는다. 특히 고위험군에선 침습성 폐렴, 수막염, 균혈증이 동반될 때 치명률이 60~80%에 이른다. 이에 따라 백신의 ‘혈청형별 면역원성’과 ‘신속한 면역 획득’이 선택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만 5세 미만 소아와 만 12세 이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단백접합 백신(PCV) 13가, 15가가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도입돼 있다. 최근 출시된 PCV15는 생후 2, 4, 6개월 세 차례 기초 접종만으로도 WHO가 제시한 15개 혈청형에 대한 면역반응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 3상 결과 역시 95% 이상의 영아가 모든 항원 혈청형에서 충분한 면역을 획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생후 6개월 이후 조기 방어력이 실제로 발휘될 수 있단 점에서 의학적 의미가 근거로 제시된다. 전문가들은 “혈청형 숫자보다도, 실제 임상에서 얼마나 빨리 충분한 면역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최근 부모들의 관심사”고 진단한다.

 

해외 역시 돌 전후 소아 폐렴구균 감염률이 가장 높아, 조기접종 및 면역학적 신속 반응을 주목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의 절반 이상이 생후 1년 이내 발생하는 점을 근거로, 백신 신규 도입 시 빠른 전혈청형 면역 형성 데이터를 필수 평가 지표로 삼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국가필수예방접종 체계 내에서 2, 4, 6개월 기초접종과 12~15개월 추가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단백접합 백신이 2세 미만 소아에게 효과적임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면서, 다당질 백신(PPSV)은 2세 미만에 사용되지 않는다. 또 백신 안전성, 효과 지속기간 등 임상 데이터에 대한 식약처 등 보건당국의 엄격한 인증이 병행된다.

 

업계와 의료계는 앞으로 폐렴구균 백신의 선택 기준이 '혈청형 확대'보다는 '생후 첫해 내 빠르고 강력한 면역력 구축'에 더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본다.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안전성이 충분한 백신을 통해 조기 감염을 차단하는 전략이 부모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산업계는 실제 접종 현장에서의 면역 형성 데이터 축적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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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구균백신#면역형성#pcv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