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코스닥 강보합 출발…아이로보틱스·벡트 상한가, 페스카로 157% 폭등

배주영 기자
입력

12월 10일 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회의를 앞두고 강보합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장 초반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일부 개별 종목과 테마주 중심으로 급등세가 나타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망 심리가 짙어진 상황에서 단기 수급이 기술·신규 상장·원자재 테마로 쏠리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FOMC 결과와 미 연준의 경기 진단이 국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4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4 상승한 4,149.28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4,172.64포인트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이후 4,148.29포인트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789억 원, 기관이 10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선 반면, 개인은 864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코스피에서 상승 종목 수는 275개, 보합 89개, 하락 554개로 하락 종목이 우세한 가운데 지수는 대형주 중심의 수급에 힘입어 버티는 양상이다.

[표] 12월 10일 증시 시황
[표] 12월 10일 증시 시황

코스닥 지수는 같은 시각 0.20 오른 933.23포인트를 기록하며 93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코스피와 달리 개인 투자자가 1,412억 원을 순매수하며 강력한 매수 주체로 부상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99억 원, 492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매수 우위, 코스닥에서 매도 우위를 보이며 시장별로 상반된 포지션을 취하는 모습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의 혼조세도 국내 증시의 눈치보기 장세를 부추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8 하락한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0.13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시장은 이번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향후 경기와 물가에 대한 발언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JP모건이 내년 지출 전망을 시장 예상보다 높게 제시하면서 비용 부담 우려가 부각됐고, 주가가 4.66 급락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 10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서 구인 건수는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해고 건수가 늘어나는 등 고용 지표가 혼재된 양상을 보인 점도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IT 관련 섹터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코스피에서 전자장비와기기 업종이 1.78 상승하며 가장 높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고, 통신장비 업종도 1.71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와반도체장비 업종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를 반영하며 1.33 상승 중이며, 전기제품 업종도 1.03 오르며 지수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밤사이 미국 시장에서 브로드컴, 알파벳, 테슬라 등 일부 기술주가 상승세를 보인 흐름과 연동된 것으로 해석된다. 제조업 기반 수출주와 특정 기술 섹터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장 초반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구도다.

 

테마별로는 2025년 하반기 신규 상장 관련주가 3.61 상승하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날 코스닥에 입성한 페스카로와 강세를 보이는 테라뷰가 관련 테마를 끌어올리고 있다. 보안주정보 테마도 2.58 상승 중인데, 페스카로의 보안 솔루션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헥토이노베이션의 주가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반도체 대표주생산 테마는 SK하이닉스와 DB하이텍의 동반 상승에 힘입어 1.97 올랐고,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테마 역시 코칩과 한울반도체의 강세로 1.84 상승했다. 유리 기판 테마에서는 제이앤티씨와 필옵틱스가 오르며 1.80 상승률을 기록했고,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테마에서는 오킨스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세를 보이며 1.65 상승 중이다. 이 밖에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포함된 2차전지생산 테마, 테스와 원익IPS가 주도하는 3D 낸드 테마, 성호전자와 오텍이 이끄는 공기청정기 테마, 파인엠텍과 인터플렉스가 속한 폴더블폰 테마 등이 1대 상승세를 나타내며 순환매 장세를 형성하고 있다.

 

코스피에서는 상한가 종목은 없지만 개별 종목과 원자재 연계 상장지수증권ETN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고속은 전일 대비 19.83 급등한 43,200원에 거래되며 코스피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화전자는 12.44 오른 22,600원에 거래되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특히 은 선물 가격 변동성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N 상품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점이 눈에 띈다.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은 11.19 오른 65,210원에 거래되고 있고,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은 10.64,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은 10.30 오르며 귀금속 원자재 관련 파생결합증권이 상승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 미래에셋 레버리지 은 선물 ETN B, N2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 등도 모두 9에서 10대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어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국내 증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일동제약이 8.59 상승하며 제약·바이오 섹터 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신규 상장주와 개별 호재가 부각된 종목들이 폭발적인 시세를 분출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종목은 이날 신규 상장한 페스카로다. 페스카로는 공모가 대비 157.42 급등한 39,9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신규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공식적인 상한가 구간인 29에서 30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으로는 아이로보틱스와 벡트가 꼽힌다. 아이로보틱스는 전일 대비 29.99 오른 1,556원으로 상한가에 직행했고, 벡트 역시 29.83 상승한 3,090원으로 가격제한폭에 도달했다. 이 밖에 성호전자가 23.95 급등하며 상한가 진입을 노리는 가운데, 테라뷰 21.69, 뉴인텍 20.61 등 20대 급등 종목이 잇따르고 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17.27, 바이젠셀 14.56, 재영솔루텍 13.71, SKAI 11.77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장의 개별 종목 장세를 이끌고 있다.

 

정치권과 연관된 상장지수펀드ETF 흐름도 눈길을 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투자 사실을 공개했던 주요 ETF들은 이날 지수 상승과 맞물려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상품인 KODEX 200은 0.43 오른 58,955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코스닥 우량주 150개로 구성된 KODEX 코스닥150은 0.31 상승한 16,015원을 기록 중이다. 배당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토털리턴TR 상품인 KODEX 200TR도 0.38 오른 21,170원에 거래되며 무난한 수익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유입 속에 지수가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대표 지수 ETF의 변동성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예정된 FOMC 결과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국내 증시의 업종·테마별 수급이 재조정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금리 인하 속도와 경기 진단에 따라 반도체·2차전지 등 성장 섹터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지, 방어주와 고배당주로 이동할지가 가려질 전망이다. 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은 물가와 고용, 글로벌 수요 지표 흐름을 지켜보며 연말·연초 투자 전략을 가다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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