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HJ중공업 7.69% 급등…한미 조선·방산 협력 기대에 수급 탄력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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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HJ중공업 주가가 한미 조선·방산 협력 기대에 7% 이상 급등하며 중형 방산·조선주 강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한 달간 한미 방산·조선 협력 구체화와 1조 원 규모에 육박하는 대형 수주가 겹치며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상무부와의 실무 논의 진척 여부가 향후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라고 분석하고 있다.

 

2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장중 기준 HJ중공업 주가는 23,1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7.69% 상승 중이다. 지난달 중순 2만 1,000원대 초반에서 지지를 확인한 뒤 12월 들어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며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장중 고가 23,250원까지 레벨을 높이며 6개월간 이어진 장기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는 2만 2,000원 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거래량도 전일 대비 크게 늘며 상승 에너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징주 분석] 한미 조선협력 가동에… HJ중공업 방산주 수급 탄력 강화
[특징주 분석] 한미 조선협력 가동에… HJ중공업 방산주 수급 탄력 강화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한 달간 주가를 움직인 핵심 동력으로 한미 간 원자력·조선·핵추진잠수함 협력 실무협의체 가동 소식과 필리핀·국내 전력 인프라 대형 수주를 꼽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방산 MRO 협력 가능성이 구체화되면서 방산 테마 수급이 집중됐고, 1조 원에 육박하는 신규 수주 누적이 수익성 개선 기대를 키우며 펀더멘털 우려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1개월 누적 수급을 보면 외국인은 11월 24일부터 간헐적인 대량 매수로 물량을 모으는 패턴을 보였고, 12월 1일에도 약 5만 주를 순매수하며 상승 초입 구간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은 11월 하순부터 매도 우위를 보이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매수 강도가 강해질수록 주가 탄력이 확대됐고, 기관 매물이 나올 때는 상승 폭이 제한되는 수급 구조가 확인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2조 858억 원으로 코스피 193위 수준의 중형주다. 동종업계인 현대건설, 삼성E&A와 비교하면 외국인 보유 비중은 1.64%로 낮은 편이지만, 최근 방산·조선 이슈와 연동되며 거래 회전율이 높아지는 흐름이다. 상장주식수는 약 9,029만 주로 유통 물량이 풍부해 이슈 발생 시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PER는 92.42배로 업계 평균 30.32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작년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향후 수주 기대감이 선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재무지표를 보면 PBR은 1.44배로 자산가치 대비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 예상 영업이익률은 0.39%, ROE는 1.56%에 그쳐 수익성은 아직 낮은 단계다. 부채비율은 약 541%로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어서 재무 구조 개선은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확보한 대형 수주가 매출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주가 모멘텀의 핵심은 한미 조선·방산 협력 이슈다. 미국 상무부 대표단이 부산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함정 유지보수와 상선 건조 협력을 논의한 점은 단기 테마성 재료를 넘어 중장기 사업 기회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한국 조선업이 미국 해군력 유지보수 공급망에 편입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특수선과 방산 분야 경쟁력이 있는 HJ중공업을 대표적인 수혜 후보로 보고 있다.

 

대규모 수주 소식도 기초 체력 개선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필리핀 따굼 홍수조절사업 1,032억 원, 한국전력 평택 전력구 공사 1,689억 원, 부산 범천5구역 재개발 3,497억 원 등 토목·전력·주택을 망라한 전방위 수주가 이어졌다. 울산화력발전소 사고와 관련한 압수수색 등 악재가 있었음에도 발주처들이 계약을 진행한 것은 시공 능력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고, 이는 중단기 영업 경쟁력 훼손 우려를 줄이며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종 내 비교에서 HJ중공업은 삼성E&A, 현대건설 등에 비해 재무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테마 민감도와 주가 탄력성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사들이 전통 건설·플랜트 업황과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반면, HJ중공업은 건설업 밸류에이션에 방산 성장 모멘텀을 동시에 보유한 구조여서 유동성이 풍부할 때 상승 폭이 확대되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펀더멘털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 부담 요인이다.

 

향후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한미 협력 이슈 지속 여부가 주가 향방의 관건으로 꼽힌다. 단기 주가가 2만 3,000원선 안착에 성공하면 수급 쏠림과 함께 직전 고점인 2만 4,000원대 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2만 2,000원선을 다시 하회할 경우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1조 원대 신규 수주가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될 내년 상반기까지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그릴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높은 부채비율을 얼마나 빠르게 낮추느냐가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투자자들은 울산 발전소 사고와 관련한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및 법적 리스크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수주 모멘텀은 견조하지만 중대재해 관련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공공 입찰 제한 등 영업 활동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단기 급등 이후 기술적 과열 구간 진입 여부와 방산·조선 테마 약화 시 나타날 수 있는 변동성 확대에도 각별한 유의가 요구된다. 향후 주가 흐름은 한미 협력 논의 진전 속도와 수주 실적의 이익 반영 정도, 재무 구조 개선 속도 등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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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한미조선협력#방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