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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 억제제 엔블로정”…대웅제약, 중남미 8개국 수출 확장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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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 억제제 기반 신약의 글로벌 확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이 중남미 8개국으로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산 혁신 신약의 현지화 전략과 글로벌 파급력에 이목이 쏠린다. 거래 규모는 신규 계약분 337억원, 기존 계약 포함시 총 1433억원에 달해 이 지역 내 시장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을 ‘국산 신약 글로벌 진출의 분기점’으로 해석하며, 대형 시장 중심이던 기존 의약품 수출 구조의 변화에 주목한다.  

 

대웅제약은 중남미 시장에서 파트너사 M8과 협력, 브라질과 멕시코에 이은 중남미 8개국(에콰도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니카라과, 온두라스,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과의 신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대웅제약은 총 10개국에 당뇨병 치료 신약을 수출하는 기반을 갖췄으며,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및 현지화 전략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기술적으로 엔블로정은 국내에서 개발된 36호 신약이다. 핵심 작용 기전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를 억제해 신장에서 포도당과 나트륨 재흡수를 차단, 소변을 통한 배출을 유도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혈당 조절은 물론, 혈압·신장·체중 등 당뇨병 동반 질환까지 개선 효과가 기존 치료제보다 폭넓게 기대되고 있다. 국내외 신약 개발 트렌드에서 SGLT-2 억제제는 메트포르민 등 기존 당뇨병약 대비 심혈관·신장 영역까지 효능을 넓혀 ‘차세대 표준 치료제’로 부상 중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SGLT-2 억제제 부문은 2022년 8600억원에서 2024년 1조8500억원 규모로 2년간 약 10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전통적으로 후발 주자로 평가됐지만 최근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전체 시장 규모는 8조2000억원(2023년 기준)까지 커졌고, SGLT-2 억제제가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현지 의료 체계 혁신 및 만성질환 증가, 약가 정책 완화 등 환경 변화도 수요를 자극하는 배경이다. 이번 대웅제약 수출 계약은 국산 신약의 현지 맞춤형 진출모델로서 의미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SGLT-2 억제제를 앞세운 대형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유럽계 제약사가 오리지널 신약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으로서 대웅제약이 자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신흥시장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관련 규제 측면에선 각 수출국별 식약처 허가 및 현지 임상, GMP(우수 의약품 제조 기준) 인증 등 다단계 검증 절차가 요구된다.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이미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마친 기술력으로 수출국 당국의 허가 절차를 신속히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중남미 8개국 추가 공급 계약을 ‘글로벌 신흥시장 진입의 분수령’으로 지목한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이사는 “이번 계약이 엔블로정의 글로벌 시장 입지 강화와 함께, 1품 1조 전략의 실현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중동, 아프리카 등 향후 신시장 추가 진출도 공언한 상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과 시장 전개가 실제 글로벌 신약 시장 내 국산 의약품의 위상 변화를 견인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 가격 정책과 각국 규제 도입 속도가 변수로 남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안착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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