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4만8120원이 상단”…이마트, 신세계푸드 상장폐지 승부수에 차익거래 촉발
신세계푸드 주가가 이마트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결정이 알려진 15일 장중 20%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기업 펀더멘털보다 공개매수 단가인 4만8120원과의 가격 차에 주목하며 차익거래 전략에 몰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슈로 주가 상단이 사실상 고정되면서 향후 흐름이 밸류에이션 재평가보다 공개매수 가격 수렴 과정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오후 2시 51분 기준 신세계푸드는 전 거래일 대비 19.20% 오른 4만7800원에 거래됐다. 이날 4만7850원으로 장을 연 주가는 한때 4만7950원까지 치솟으며 이마트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4만8120원에 근접했다. 거래량은 33만 주를 넘어 12일 34만9157주에 이어 이틀 연속 대량 거래를 기록했다. 불과 며칠 전 3만 원 후반대에 머물던 주가가 단숨에 4만 원 후반대로 레벨업하며 주요 이동평균선을 단번에 돌파했다는 평가다.
![신세계푸드[03144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5/1765778825840_948690441.jpg)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모회사 이마트의 공개매수 및 상장폐지 방침이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 지분을 전량 공개매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 뒤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는 앞서 신세계건설을 상장폐지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행보로, 그룹 차원에서 비핵심 또는 효율화 대상 계열사의 지배력을 강화해 의사결정을 신속화하고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호재와 악재 논쟁을 떠나 확정 수익을 노리는 이벤트 드리븐 거래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수급 측면에서는 상장주식 수가 387만2480주에 불과한 이른바 품절주 특성이 강하게 작용했다. 유통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매수 이슈가 부각되자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대금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증권사 창구별로는 키움증권이 매수·매도 모두 상위 1위를 차지해 개인 투자자 간 단기 손바뀜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은 12일 대량 매수 이후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는 등 변동성을 보였고, 이날은 공개매수 가격 부근에서 매도 물량을 내놓으며 수익을 확정하는 흐름이 관찰됐다.
신세계푸드의 시가총액은 약 1851억 원으로 코스피 800위권 후반에 위치한 소형주다. 강원랜드 3조8445억 원, 롯데관광개발 1조8970억 원 등 레저·식음료 관련 상장사와 비교하면 규모가 크게 작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6.12% 수준이다. 다만 상장폐지 절차가 예고된 상황에서 PER, PBR 등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 의미는 급격히 약해졌고, 투자 판단의 핵심 잣대는 공개매수 가격 대비 현재 주가의 괴리율로 수렴하는 양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상장폐지를 앞둔 시점에서 실적 개선 전망은 뚜렷하다. 시장 추정치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2025년 예상 영업이익은 404억 원으로 2024년 208억 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 예상 주당순이익은 7747원으로 2024년 2892원에서 2.6배 이상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경우 주가수익비율은 올해 12.45배에서 내년 5.18배 선으로 낮아져 실적 퀀텀 점프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상장폐지가 현실화되면 소액 주주들은 이익 성장의 과실을 장기적으로 누리기 어려운 만큼, 오히려 단기 엑시트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이 앞서 신세계건설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구조조정 모델을 재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세계푸드는 급식과 식자재 유통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지만, 성장 정체와 낮은 수익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상장폐지 이후에는 외부 주주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매출의 98% 이상을 차지하는 별도 법인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비용 효율화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룹 차원에선 중장기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식시장에서의 거래 기회는 사라진다는 점에서 일반 투자자와 이해가 엇갈릴 소지가 크다.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시장에서는 공개매수 가격 4만8120원이 사실상의 가격 상단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이날 기준 주가 4만7800원과의 괴리율은 1% 미만으로 좁혀졌다. 통상 공개매수 기간에는 장내 매도와 공개매수 참여 수요가 맞부딪치며 주가가 공개매수 단가에 수렴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공개매수 가격을 웃도는 수준으로 의미 있는 추가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며, 공개매수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거래량이 줄면서 주가가 특정 구간에 고정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주문한다. 공개매수가 진행되고 상장폐지 일정이 구체화될수록 시장 내 유통 물량과 거래량이 급감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이후에는 장외 시장을 통한 매매에 의존해야 해 환금성 제약과 가격 변동성 부담이 동반된다. 이런 이유로 소액 주주가 장내에서 차익을 실현하거나 공개매수에 응해 정해진 가격으로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선택으로 거론된다. 단기 급등세를 추세적 상승장으로 착각해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서는 전략은 위험 대비 기대 수익이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향후 신세계푸드 상장폐지 절차와 이마트의 지배구조 재편 방향에 따라 관련 계열사 주가에도 파급 효과가 확산될 여지가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공개매수 세부 조건과 일정, 그룹 차원의 추가 구조조정 계획에 쏠리고 있다.
